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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오르지 않는 월급, 막대한 가계부채, 취업난 등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점점 얇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치스러운 느낌은 주지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는 '작은 사치'가 새로운 소비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30일 '절제된 소비의 작은 탈출구, 작은 사치가 늘고 있다' 보고서에서 "경제적 제약으로 과거처럼 큰 소비에서 행복감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소비자들에게 잠시나마 삶에 활력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은 사치가 새로운 소비 경향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 개 가격이 4,000원이나 하는 프랑스산 디저트인 마카롱 매장 개장 첫날 매출액이 4,000만원에 달했고 강남의 한 백화점에는 일본의 유명 롤케이크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린 일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황혜정 LG연 연구위원은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는 백화점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 내 고급 디저트 매장의 매출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재료의 차별화를 앞세운 프리미엄 김밥 매장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것과 수입차 중에서도 소형차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작은 사치가 새 소비 경향으로 확산되는 예라는 지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자료를 보면 전체 수입차 중 2,000㏄미만의 소형차 비중은 지난 2005년 23.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3.6%로 2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는 "체감경기가 여전히 안 좋고 막대한 가계부채, 취업난 등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반면 소비욕구는 사라지지 않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경제·사회적으로 불안감이 깔려 있는 분위기에서 과도한 소비는 자칫 허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작은 사치'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황 연구위원은 "작은 사치 현상이 여러 영역에서 확산되면서 소비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작은 사치에 기반한 소비는 앞으로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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