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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9월 19일] CRM부터 제대로 알자

최근 여러 기업 CEO들과 요즘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더니 많은 CEO들이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은 이제 끝났으니 지금은 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고객경험관리)에 신경 쓰고 싶다"는 얘기를 한다. CRM을 주로 강의하고 컨설팅 하는 입장에서 이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우선 CRM과 CEM의 정의와 업무의 대략적인 프로세스를 알아보자. CRM은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활동'인데 여기에서 관계는 한순간 또는 한 번의 구매에서 얻어지는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이익에 초점을 둔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간에 바로 회수해 이익을 높이는 것보다 각 고객에게 잠재돼 있는 가치를 높이는 것을 더 중요한 목표로 여긴다. 단순 데이터 수집에만 매달려 CRM 업무 프로세스는 각 고객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고객별 구매이력이나 서비스 이력을 데이터로 축적한 후 이를 바탕으로 최대한 개개인별 특성에 따른 차별적인 활동을 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각각의 고객 또는 고객집단에 대해 실행된 활동 결과는 다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며 이를 바탕으로 반복적으로 고객별로 해야 할 활동을 점점 더 정확한 것으로 만들어간다. 이와 같이 반복적으로 활동이 실행되는 과정을 '폐쇄적인 반복활동 과정(Closed-loop process)'이라 부른다. CEM의 정의와 업무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CEM은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관리활동'이다. CRM이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라면 CEM은 고객과의 경험에 중점을 두는 차이가 있다. 고객의 경험을 관리한다는 것은 고객들이 기업활동이나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경험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CEM 업무 프로세스는 고객경험이 주로 접촉점(touch point)에서 발생하므로 접촉점을 경험이 발생하는 관점으로 이해하고 접촉점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발생시키거나 부정적인 경험을 감소시키는 원인을 파악하고 그를 바탕으로 접촉점을 개선하는 관리과정이다. CEM을 하시는 분들은 "CRM은 실패했으니, CEM을 해야 한다. CRM은 수치에만 매달리다 보니 감성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한다. 과연 그럴까. 관계와 경험. 둘의 차이는 고객을 관리하는 서로 다른 측면을 강조하는 것뿐이다. 고객의 경험은 고객 자신에게만 기억되거나 인식될 뿐 기업이 알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로 남지 않는 부분이 많다. 물론, 관계라는 것도 데이터로는 남지 않는다. 기존 CRM에서 데이터에 매달렸던 이유는 각각의 고객에 대해 남는 것이 데이터밖에 없기에 거래내용에서 관계를 유추하고자 했던 것이지 CRM에서 결코 숫자만을 원한 것은 아니다. 관계라는 것은 경험 반복으로 이뤄진다. 좋은 경험이 반복되면 신뢰가 생기고, 신뢰가 생기면 고객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잘못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기보다는 '해야 할 것을 어떤 식으로 하는가'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까. 마치 낚시터에서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고 낚시는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CRM이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객과 신뢰 쌓는데 초점둬야 CRM을 좀 더 상위 개념으로, CEM은 CRM의 한 부분인 고객과의 접촉점 관리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CRM의 목표가 고객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수정돼야 한다. 단기적 매출만이 아닌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이다. 이렇게 시각을 변화시켜야만 지금까지의 CRM이 충분하지 못했던 부분이 보인다. 구체적으로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 부분은 최고경영진과 고위관리자들의 CRM 성공 의지와 능동적 참여다. 이제까지는 CRM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결과물에 대한 감독과 비판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CRM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수행과정에 직접 참여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도움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리더 역할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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