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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등급자 대출 비중이 11.5% 달해

■ 서민금융 '새희망홀씨' 변칙 대출 판친다<br>은행에 연체율 높은 대출자 회피 탈출구 열어줘<br>신용대출 불가능한 저신용자 비중은 21% 줄어


이명박 정권 초기 촛불 시위로 어수선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는 강력한 서민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금융 부문에서 나온 것이 미소금융과 햇살론ㆍ희망홀씨대출이었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신용등급이 낮고 소득수준이 열악한 서민을 대부업체나 캐피털 등 고리대금의 폐해에서 벗어나 제도권에서 품어보겠다는 것이 취지였다. 하지만 정작 시행 결과 신용 상태가 양호한 1~4등급자들의 대출 비중이 도리어 증가하며 당초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 서민금융을 표방한 금융상품조차 저신용자들은 찬밥신세인 셈이다. ◇저신용자 외면하는 서민금융상품=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새희망홀씨대출 출범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신한ㆍ국민ㆍ하나은행의 취급건수는 36만2,541건. 이중 우량 등급자(1~4등급)의 대출 취급건수는 4만3,017건으로 전체의 11.5%에 해당된다. 이는 새희망홀씨대출의 이전 상품이었던 희망홀씨대출보다 1~4등급의 대출 비중이 도리어 증가한 것이다. 희망홀씨대출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대출 38만5,319건을 취급, 이중 2만21,70(5.7%)가 1~4등급에게 대출됐다. 정부는 기존 상품인 희망홀씨대출보다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며 '연소득 2,000만원 이하, 4,000만원 이하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대출 요건을 '연소득 3,000만원 이하, 4,000만원 이하는 신용등급 5등급 이하'로 확대했다. 하지만 도리어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에게 대출 쏠림 현상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정책만 제시했을 뿐 세부 운영은 시중은행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은행에 책임을 돌렸다. ◇'부실 폭탄' 피하자는 논리에 파생된 변칙대출=이런 현상은 새희망홀씨 출범 당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정부는 새희망홀씨를 비롯해 햇살론ㆍ미소금융 등 비슷한 성격의 서민금융 상품을 출범시키면서 어느 정도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대출 대상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이것이 도리어 은행권에는 연체율이 높은 대출자들을 회피할 수 있는 탈출구가 됐다. 이를 입증하듯 정부가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의 대출 가능 범위를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에서 5등급 이하로 확대하자마자 신한ㆍ국민ㆍ하나은행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5ㆍ6등급의 대한 대출 비중은 희망홀씨대출 대비 13%나 증가했다. 또 연소득 3,000만원 이하에 신용등급 7등급 이하로 사실상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 이용이 불가능한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비중은 21%나 줄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새희망홀씨대출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7등급 이하 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부실부담이 크다"며 "대출 요건만 충족한다면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은행권은 새희망홀씨대출의 연체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희망홀씨의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0.75%)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금 상환이 본격화되는 2~3년 후에는 부실이 본격화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실적 채우기 과열경쟁이 왜곡 부추겨=과도한 실적 채우기 경쟁도 고신용자 대출 쏠림현상의 한 원인이다. 당초 정부는 시중은행의 전년도 영업이익의 10% 수준에서 새희망홀씨대출을 책정하라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은행권은 올해 1조원 규모의 새희망홀씨대출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6월 또다시 당국의 지침에 따라 1조2,000억원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1조5,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할당량이 고무줄처럼 늘어나자 연말을 앞두고 은행별로 새희망홀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영업지점별로 직원들의 고가에 새희망홀씨 실적을 반영하거나 관련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본점의 압박이 심해 다들 (새희망홀씨대출에) 올인하고 있다"며 "실적 채우기에 급급하다보니 저신용자나 저소득자들뿐 아니라 일반 신용대출이 가능한 고객도 새희망홀씨로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는 특히 비슷한 성격의 서민금융상품이 난립하며 수요자 발굴이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 또 다른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은 연소득 2,600만원 이하, 신용등급 6~10등급을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 새희망홀씨와 수요자 대부분이 겹친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은 "새희망홀씨가 금융소외자들의 제도권 금융접근을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우량등급자에 대한 대출 집중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7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사람들에 대한 대출 비중을 80% 이상 유지하도록 금융감독원이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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