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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이어가는 수입차, 현대차 판매망 삼킨다

안방시장 부진 틈타 파상공세

목 좋은 대리점·AS센터 사들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대리점 및 서비스센터가 수입차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로 바뀌고 있다. 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전시장 및 AS망 확대가 절실한 수입차 업체들이 앞다퉈 현대·기아차가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던 목 좋은 터를 가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수입차가 현대기아차의 안방 시장의 심장부까지 침탈하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올해 초 서울 용산구 이촌동 212-1번지와 인근 1필지 1,424㎡(430평)의 대지를 총 358억원에 매입했다.

이곳은 현대차의 서비스센터인 '블루핸즈' 이촌점이 지난 2009년 이전부터 영업을 해오던 곳이다. 한성자동차는 이곳에 지하 4층, 지상 6층, 건물 바닥면적 1만582㎡(3,201평)의 자동차 전시장과 정비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최근 서울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았다. 한성모터스는 이곳을 교두보로 삼고 이촌동 및 여의도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도요타의 공식 딜러사인 효성 도요타 역시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477-9번지에 자동차 전시장 신축을 위해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지상 2층 건물을 신축해 도요타 전시장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증금 2억원에 월세를 월 1,000만원 가까이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는 기아차의 서비스센터인 오토Q 중부점이 10년 넘게 입점해 있던 곳이다.

벤츠나 도요타뿐만 아니라 주요 수입차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현대 기아차 관련 시설 부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나 서울 강북구 미아동 등 수입차 전시장 거리가 조성되는 곳에서는 현대기아차 관련 시설이 최근 몇 달 새 수입차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전시장을 찾는 수입차 업체들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현대 기아차 관련 시설을 매입하는 이유는 관련 인허가 과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전시장이나 정비시설을 만들려면 인허가 과정이 쉽지 않은데 기존에 정비 센터나 전시장이 있는 곳을 매입하면 절차를 상당히 줄일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최대 시장인 서울·경기 도심권에 전시장과 AS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 도심권에서 마땅한 부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과거에는 판매량이 저조한 수입차 브랜드 전시장이 판매량이 많은 다른 수입차 브랜드로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용산 아우디 전시장은 원래 크라이슬러가 사용했었고 포드 신사 전시장 역시 과거 닛산의 전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입차 업체별로 판매량이 30~50%씩 크게 늘면서 전시장 경쟁이 붙다 보니 현대기아차 전시장이 수입차 전시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오랜 기간 현대·기아차가 지역의 요지를 자리 잡고 있어 고객을 끌기에 유리한 점 역시 수입차 업체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관련 시설 매입에 나서는 이유다.

현대기아차 판매가 예전만큼 신통치 않으면서 대리점이나 정비업체들의 수익이 그리 높지 않은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시장점유율은 66.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7월과 비교하면 2.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수입차 업체의 점유율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10%에 불과하던 수입차 점유율은 올해 8월 기준으로 16%를 넘어섰다. 특히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월 2만대를 넘어 올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현대기아차 대리점이나 정비센터를 하는 것보다 수입차에 관련 토지를 매각해 목돈을 챙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사람이 많아진 상황"이라며 "수입차 업체 역시 목 좋은 곳을 투자 개념으로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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