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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결제 거부' 여전

병원-대학등 현금요구 수수료 떠넘겨최근 회사원 K씨(31)는 한 대형 전자상가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상점주인이 일방적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했기 때문. K씨가 다시 한번 카드를 내밀자 주인은 현금지급기를 가리키며 "현금을 찾아서 내든지 아니면 카드수수료를 더 내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지난 해 신용카드 시장 규모는 210조. 웬만한 사람이면 카드 1~2개씩은 지갑에 넣고 다닌다. 정부에서도 복권이나 각종 경품 서비스를 도입하며 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카드 사용 수수료를 둘러싼 소비자와 가맹점 간의 다툼은 여전하다. 서비스업종이나 소매업체의 경우 카드 결재 횡포가 심하고 큰 돈이 필요한 병원이나 대학, 학원 등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카드 결제를 공공연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신용카드를 취급하지 않는 업소도 많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월 현재 신용카드 의무가맹 대상사업자 18만8,206명 중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하지 않고 있는 사업자는 4,7132명이었다. 특히 소매업, 학원 등은 70.%대로 여전히 가맹율이 낮았고 미용실, 자동차정비업소 등 서비스업종은 56%로 절반정도 업체에서 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실태=신용카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결제가 편리하다는 것. 사업자들도 더 많은 손님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 사용자를 환영하는 것이 당연할 것 같지만 현실은 영 딴판이다. 주부 L씨(33)는 얼마 전 가족의 퇴원 수속을 하면서 쓸데없이 다리품을 팔았다. 병원측이 가맹카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결제를 거부해 근처 은행에 가서 현금을 찾아 병원에 다시 와야 하는 불편을 겪은 것. 지난 2월 졸업, 영어학원과 자격증 준비 학원을 동시에 다니는 L양(23)도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L양이 준비하는 웹마스터(webmaster)과정은 수강료가 1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고 관련 과정을 모두 이수하려면 몇 백만원이 든다. L양은 학원측이 카드 결제를 거부, 결국 가족 예금을 찾아 수강료를 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지난해 접수된 33만7,000여건의 소비자 상담내용 중 카드 사용불편으로 인한 상담이 5,300여건으로 15.7%를 차지했다. ◇왜 꺼리나=비가맹점포들은 물론 가맹 점포들도 이구동성으로 카드사의 높은 수수료 문에 카드 결제를 꺼린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가맹점들은 점포 매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52~2.7%의 수수료를 별도로 카드사에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가맹점들은 수수료만큼 이윤이 적어지기 때문에 카드 결제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한 대형 할인점의 관계자는 "박리다매를 하는 업체의 성격상 떠안아야 하는 수수료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드업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A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들이 카드 결제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세원 노출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안은 없나=이와 관련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국내 카드 수수료가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 이라며 "카드업체들은 수수료를 좀더 낮추고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확장, 카드 결제를 활성화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도 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것 이상으로 카드 사용자 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가맹점 등의 수수료 전가행위에 대해서 철저한 세무조사 등 구체적인 행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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