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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없는 '해외인턴 사업'

정부, 수십개 추진에도 취업률은 10%대… 스펙쌓기용 그쳐


#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인턴 프로그램에 참가한 취업준비생 A씨는 한 달도 되지 않아 "여기 왜 참가했나"라는 후회만 들었다. 실질적인 업무는 배우지 못하고 단순 문서정리만 하기 때문이다. 6개월의 인턴 기간이 끝나면 스펙으로 이력서에 한 줄 넣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할 처지다.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취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인턴 사업은 '스펙 쌓기'와 '어학연수'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고용노동부가 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해 작성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주요 해외인턴사업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전체 참가자 2,517명 중 105명에 그쳐 취업률이 4.2%에 머물렀다. 인턴사업 대부분이 10%를 넘지 못했고 그나마 해외한인기업 해외인턴(15.0%)과 물류인력 해외인턴(21.5%)만 5명 중 1명이 취업문을 넘었다.

특히 해외인턴이 해외취업을 위한 경로라기보다 해외문화를 체험하거나 국내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용도로 변질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인턴에 참여한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참가자의 절반(49%)이 해외취업 목적이 아닌데도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참가자는 "실무경험을 하고 싶었는데 국내인턴을 잘 뽑지 않아 경력도 쌓고 어학실력도 높이기 위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취업연계 기회가 없다 보니 만족도도 크게 떨어졌다. 기획팀을 지원했는데 영업마케팅에서 일하거나 마케팅 업무를 배우고 싶었지만 해외물류배송 영업팀에서 근무하는 등 희망 분야와 다른 직무에 배정된 것이 허다했다. 급여도 월 100만원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열정페이'를 강요당했다. 실습기간도 대부분 6개월 내외로 제대로 된 경험을 쌓기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도 정부 개별 부처별로 유사 프로그램이 난립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한미취업연수(WEST) 등을, 고용부는 플랜트 해외인턴, 전시회 해외인턴, 글로벌 무역인턴십, 섬유패션 해외인턴 등의 사업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술기능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해외산림자원개발지원 해외인턴(산림청), 해외항공 인턴십(국토교통부), 글로벌 농업인턴(농촌진흥청)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 244억원을 투입해 2,692명의 해외인턴을 양성할 계획이지만 지금처럼 추진된다면 혈세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인턴사업이 성공하려면 사업 대상과 목표를 명확히 하는 한편 애초부터 채용의사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인턴십이 실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해외취업률은 20% 수준까지 올라갔다"면서 "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해외진출 포털 사이트인 '월드잡 플러스(WorldJob+)'를 다음달 오픈해 해외취업·인턴·봉사·창업 등 해외진출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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