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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인맥<4>차기 대선주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59)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맥은 대권주자들 중에서도 유독 화려하다. 대기업 창업자의 자제로 재계 사람들과 교분을 맺었고,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6선 국회의원, 지난 2002년 야권의 유력 대선 경선후보, 울산대 이사장 등 경력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 전 대표가 계파정치의 폐해를 비판하는 입장이어서 그의 인맥은 다른 대선주자들만큼 그를 구심점으로 해 폐쇄적으로 뭉치는 편은 아니라는 평이다. 누구와도 등지지는 않지만 생사고락을 함께 할 만큼 깊은 관계를 맺은 인맥이 옅은 이유다. 하지만 정 전 대표가 오는 2012년 대선을 위해 와신상담해온 만큼 앞으로는 인맥관리를 좀 더 조직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의 예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직적 인간관계에 익숙한 대기업 오너 출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리급 원로들=정 전 대표에게 조언자 역할을 하는 원로그룹 가운데는 국무총리를 지낸 인사가 많다. 이들은 정 전 대표가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아산정책연구원이나 2022년 월드컵유치위원회에서 함께 뛰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이홍구 전 총리. 정 전 대표가 서울대 경제학과에 재학할 때 이 전 총리는 정치학과 교수로 연을 맺었다. 경제학을 전공한 정 전 대표가 존스홉킨스대 박사과정을 밟을 때 국제정치학을 선택하도록 권유한 사람도 이 전 총리다.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으로서 정 전 대표에게 외교 등과 관련한 현안을 조언해준다. 고려대 인맥이기도 한데 한 전 장관은 교수고 정 전 대표는 이사회 이사다. ◇두뇌 역할 자문단=아산정책연구원과 해밀을 찾는 소망은 정 전 대표의 자문단이다. 다만 정 전 대표는 아산연구원의 경우 캠프 조직으로 비칠까 경계한다. 아버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호를 딴 아산연구원은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크기를 바란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함재봉 아산연구원장은 존스홉킨스대 동문이며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초대 한국학 석좌교수로 기용된 미국통이다. 1970년대 주미대사를 지낸 함병춘 대사의 아들이기도 하다. 연구원 이사로 있는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대학 동기동창으로 친하다. 정 전 의원의 의정활동을 직접 보좌하는 곳은 해밀이다. 정 전 대표는 각 분야 교수 및 전문가그룹과 함께 수시로 현안을 공부한다.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김용호(58) 인하대 교수, 정갑영(59) 연세대 경제학 교수, 김경환(53) 서강대 경제학 교수, 김영한(61) 전 기무사령관 등 30여명이 자문위원이다. ◇손으로 꼽는 정계인맥=안효대 한나라당 의원은 정치권에서 정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다. 1980년대부터 현대중공업에서 15년을 근무했고 정 전 대표가 5선을 했던 울산 동구 지역을 10년 넘게 관리했다. 정 전 대표가 2007년 말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텃밭을 떠나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면서 안 의원은 동구를 물려받아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또 다른 ‘현대맨’ 출신인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은 정 명예회장 밑에서 일했다. 현대건설에 다니던 그는 1992년 정 명예회장이 대선에 출마할 때 함께했고 이후 1993년부터 6년간 현대가(家)와 인연이 있던 문화일보의 기획관리국장을 지냈다. 정 전 대표는 대표시절 당 대외협력위원회 규모를 키우면서 위원장 자리를 신 의원에게 맡겼다.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부인 김영명씨의 둘째언니 영숙씨의 사위다. 집안 행사 때 만나고 같은 당과 상임위에서 일하는 두 사람은 미국유학 경험까지 같아 공감하는 구석이 많다고 한다. 홍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당 국제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당 대표시절 특보단장을 지낸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대 재학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다. 2002년 정 전 대표의 대선을 도운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과도 가깝다.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함께한 송광호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은 각각 13기와 3기인 학군단(ROTC) 선후배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 일한 정정길(68) 전 대통령실장과 김도연(58)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도 가깝다. 김 전 장관은 정 전 대표가 이사장인 울산대 총장으로 데려온 사람이다. ◇화려한 해외인맥=정 전 대표가 다른 대권주자보다 두드러진 면은 해외인물들과 교류하고 있다는 것. 미 MIT에서 석사,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고 FIFA 부회장으로 축구외교를 하면서 교분을 텄다. 미 공화당 정부에서 일한 헨리 키신저(87) 전 국무장관은 정 전 대표가 미국에 가면 꼭 만나는 사람이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이다.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워싱턴에서 '백악관 사정에 가장 정통한 민간인'으로 통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01년 초 백악관에 입성해 5년간 아시아담당 보좌관 및 선임보좌관을 지냈다. 정 전 대표와는 존스홉킨스 박사과정을 함께 수학하며 친해졌다. 민주당 쪽으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도 친분이 있다. 그 밖에 ‘빈곤의 종말’을 쓴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와도 교류한다. ◇외교ㆍ안보에 강한 참모진=인병택 해밀 실장은 2002년 월드컵조직위 홍보국장과 도미니카대사를 지냈으며 정태용 실장은 국방부 정책보좌관 출신이다. 한국일보ㆍ문화일보 출신인 정광철 보좌관은 정 전 대표의 복심을 가장 잘 읽는 인물로 꼽힌다. 홍윤오 실장은 정 보좌관의 한국일보 후배로 2002년 대선 때 정 후보 공동대변인을 지냈다. 2002년 ‘국민통합 21’ 창당에 참여한 강신옥 전 의원이 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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