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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너지 덫에 갇혔다

미국·유럽·중국 세계경제 3각축<br>유로존 재정위기 지속에 미국·중국 경기도 발목<br>동시다발적으로 경고등 세계경제 먹구름 짙어져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세계경제의 삼각축이 서로를 끌어내리는 역(逆)시너지의 덫에 갇히면서 세계 경제에 또다시 어두운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유럽의 경기위축은 그리스와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에서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뒷받침해온 경제대국으로 전이되기 시작했고 중국 경제는 유럽 침체의 여파로 각종 지표가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경착륙 가능성이 부쩍 짙어졌다. 그나마 호조를 보이던 미국 경기도 글로벌 경기악화에 발목이 잡혀 회복 동력을 잃어가면서 유럽 경제가 한층 더 깊은 수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3대 경제권이 악순환에 빠지면서 이들 국가의 경기에도 동시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중국을 필두로 유럽과 미국에서 암울한 경제지표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나왔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마킷은 이날 유로존의 5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가 전월의 46.7보다 한층 낮은 45.9에 그쳐 지난 2009년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PMI도 2009년 6월 이래 최저 수준인 45.0을 기록, 전월(45.9) 수치와 전문가 예상치(46.0)을 모두 크게 밑돌았다. PMI란 기업의 신규주문ㆍ생산ㆍ출하ㆍ재고ㆍ고용 등의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해 수치화한 지수로 50을 밑돌면 경기가 수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수치 악화보다 우려를 자아낸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가파른 지표 악화다. 유로존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PMI는 각각 35개월 만에 최저인 45.0과 36개월 래 최저치인 44.4로 하락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역내 주변국 상황이 프랑스나 독일로 전이되고 있음을 나타냈다"며 "2ㆍ4분기에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0.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IFO도 이날 7,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업황지수가 4월 109.9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106.9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유럽의 마지막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독일 경제로까지 침투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호조를 보이며 글로벌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미국 경제도 글로벌 경기둔화의 여파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마킷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한 미국 제조업 PMI 잠정치는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넘는 53.9를 기록했지만 4월의 56.0에 비하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유럽의 경기침체와 중국 경기 둔화로 수출이 약화된 탓이다. 이날 발표된 4월 내구재 주문도 전월 대비 0.2% 증가해 -3.7에 그쳤던 3월보다는 개선됐지만 전문가 예상치(0.5%)에는 못 미쳤다. 민간투자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핵심 자본재 수주는 3월에 2.2%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도 1.9%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더 큰 변수는 중국이다. 선진국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줄곧 글로벌 경제를 견인해온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면서 유럽과 미국은 물론 중국을 주요 교역국으로 삼는 브라질 등 전방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24일 HSBC가 발표한 5월 중국 PMI는 전월(49.3) 대비 하락한 48.7을 기록하며 7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유니크레디트 은행의 니콜라우스 케이스는 "최근 발표된 중국의 수출ㆍ수입ㆍ사업생산ㆍ소매판매 등 모든 지표가 가장 비관적인 예측치를 밑돌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경제에 더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애널리스트 피터 딕슨은 "글로벌 경제가 크게 약화하는 시기에 직면했다"며 "당장은 2008년만큼 심각해 보이지 않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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