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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식목일 61돌을 맞아
입력2006-04-04 16:23:54
수정
2006.04.04 16:23:54
올해로 식목일 61주년을 맞았다. 환갑을 맞은 것이다. 지난 60여년간 우리 국민과 임업인, 그리고 정부는 일제강점기와 6ㆍ25동란을 거치면서 황폐화된 우리 산과 들에 참으로 열심히 나무를 심어왔다.
이에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 내에 산림녹화에 성공하게 됐고 세계는 우리의 이러한 산림녹화에 찬사를 보냈다.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슴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뿌듯함 뒤에는 나무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몇 가지가 있음을 국민들에게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하고 싶다.
그 하나는 ‘나무는 심어만 놓으면 스스로 알아서 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나무가 죽지 않고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수준으로만 생각한다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무가 경제적ㆍ환경적으로 가치있는 산림자원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심는 것 이상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산림청에서 추진해오고 있는 ‘숲다운 숲가꾸기 사업’은 바로 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산림청은 숲가꾸기 5개년 계획을 수립해 2004~2008년 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00만㏊ 규모의 숲가꾸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숲가꾸기 사업은 나무와 숲의 경제적ㆍ환경적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숲을 가꿔주지 않을 경우 나무의 수관경쟁이 치열해져 직경생장은 거의 하지 못하고 수고생장만 하게 돼 병충해ㆍ풍해 등 피해에 노출된다. 이는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
숲가꾸기를 적절히 해주면 직경생장 등을 통해 나무 생장이 5배나 빨라지게 되며 솎아내기 작업을 2회 실시할 경우 한번도 하지 않은 경우보다 10.4Tc의 탄소를 더 흡수하고 1만4,400톤의 물을 더 저장하게 되는 등 나무의 경제적ㆍ환경적 기능이 향상된다.
나무를 심는 것만큼이나 가꿔주는 것 역시 얼마나 중요하고 생산적인 작업인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증거다.
나무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또 한가지는 ‘우리 산에는 쓸모없는 나무가 많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의 대표적 사례는 아마도 아까시나무가 아닐까 한다. 아까시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산림녹화사업이 한창이던 시기에 많이 심었던 나무로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다른 나무보다 빨리 자라 헐벗은 우리 산야를 조기에 녹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매우 적합한 수종이었다. 하지만 번식력이 왕성해 우리 산림을 과다하게 점유하게 되고, 특히 묘지 등에 피해를 입히기 시작하면서 천덕꾸러기 나무, 그리고 쓸모없는 나무로까지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까시나무는 과거 생활연료로, 가축의 사료로, 그리고 임업농가에는 꿀 채취를 통한 소득원으로서 기능과 역할이 매우 컸다. 단지 생활환경과 산림환경이 바뀌면서 그 역할과 경제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축소됐을 뿐이다. 따라서 어떤 나무도 그 나름의 역할과 가치는 있게 마련이다.
이처럼 나무는 제대로 심고 가꿔만 주면 인간의 생활에서 반드시 제 기능과 가치를 발휘한다.
61주년 식목일을 맞아 우리 모두는 나무를 심는 것에만 만족하지 말고 제대로 가꾸고 보살피면서 소중한 미래자원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을 다짐했으면 한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먹이고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 훌륭한 인재로 키워내는 자연스러운 이치를 생각한다면 나무에 대한 두 가지 오해는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다고 식목일 아침에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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