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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여성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립스틱이 완판됐다.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봤다. 하지만 결과는 '모르겠다'였다. 여성들의 구매 패턴은 매우 복잡하고 일정하지 않았다. 화장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회사의 대표로 진심으로 '여성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미미박스는 200명 가까운 구성원 중 약 80% 이상이 여성이다. 더욱이 리더그룹 18명 중 14명이 여성인 말 그대로 여성 리더십이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문득 회사가 발전하는 속도만큼 여성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직원들의 마음부터 이해하는 것이 곧 고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라서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제도를 찾아보니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 인증 제도나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울가족사랑기업 인증 제도 등이 눈에 띄었다. 자녀 출산 및 양육 지원, 유연 근무 제도, 가족 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이 이 제도들의 주요 골자인데 여성이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음을 내포하는 철학이었다.



미미박스도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우선 사무실에는 언제든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파우더 룸'을 만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가 사내문화로 자리 잡아 가며 크고 작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이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의 호응이 가장 뜨거운 제도는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의 '블루밍데이'다. 헤어숍·네일케어·힐링 타임 등을 위한 것이다. 처음에는 막상 시간이 돼도 퇴근을 망설이던 직원들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시작했다. 임신 초기 및 산달이 가까운 직원을 위해 근무 시간을 단축한 '투비맘', 3~7세 자녀를 둔 직원들이 영유아원 등원을 챙길 수 있도록 '맘스 솔루션'이라는 탄력 근무 제도도 만들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드물게 여성 리더십이 강한 회사인 만큼 '스타트업 우먼스 파티' 같은 이벤트도 시도해봤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업계의 여성 인력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쌓는 시간을 가졌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 프로젝트의 중단기적 최대 목표는 오는 2017년까지 직원들을 위한 육아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안 미미박스가 부쩍 큰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한 차원 더 도약하기 위해 여성이 일과 가정·사회에서 행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주저앉지 않게 하기 위해, 또 집 밖으로 다시 나오게 하기 위해 기업의 작은 지원이 모이면 어느새 많은 여성이 신나게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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