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건강악화로 쿠바의 권력구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전세계가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바가 민주화될 경우 미국의 무역금지조치 해제와 중남미 지역의 반미정서 희석 등 세계 정치ㆍ경제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쿠바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함께 민주주의 확산을 위한 자금지원 확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투자자들은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의 투자 가능성 및 득실을 저울질중이다. ◇미국, 쿠바 민주화 지원 박차= 미국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은 쿠바 국민들이 자유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기를 희망해왔다"며 "쿠바 정권이 민주주의로 전환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최근 쿠바 민주화 지원정책을 강화하는 등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에 대비한 전략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07~2008년 쿠바의 민주정부 탄생을 위해 7,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약속에 더해 8,00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9월엔 칼레브 맥커리 전 공화당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간부를 쿠바 전환정책 조정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미국이 쿠바의 민주화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 번지고 있는 반미정서의 핵심고리를 잘라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스트로가 물러날 경우 석유자원을 앞세워 반미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롯해 좌파 노선을 걷고 있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 등 중남미의 반미 좌파세력을 잠재우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심 끄는 쿠바 투자=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 45년간 지속된 미국의 대(對)쿠바 무역금지조치가 해제될 것에 대비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리브해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뮤추얼펀드인 헤르츠펠드 카리비안 베이신펀드는 카스트로의 권력이양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식시장에서 9.9% 상승했다. 이 펀드가 향후 쿠바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BS마켓워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자들은 쿠바의 에너지, 농업, 관광 부문이나 이 지역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투자할만하다"고 추천했다. 쿠바는 세계 최고의 니켈 생산국 중 하나며 설탕 생산량과 고품질의 시가 생산으로 유명하다. 뉴욕 소재 중개업체인 루이스 캐피털마켓의 로베르트 반 바텐버그 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면 석유업계 뿐 아니라 설탕, 담배, 광산 및 관광업계가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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