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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게릴라식으로 움직인다] '스토리' 있는 신흥상권·희소가치 큰 신규택지로 눈돌려

■ 부동산 자금

기존 투자포인트 넘어 생활·문화 차별성 중시

경리단길 '장진우골목', 경복궁 옆 서촌마을 등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

당분간 택지지정 중단에 마곡·위례 상가점포 등 수익형 부동산 선점 열기

기존 이태원 상권에서 뻗어나온 경리단길 등 신흥상권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말 방문한 경리단길에는 20~30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서울경제 DB


고액자산가인 이모(41)씨는 최근 신흥상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 이태원 인근 경리단길을 평일·주말 밤낮 가리지 않고 방문하며 유동인구와 방문객 연령대를 분석해왔다. 이태원 메인 거리의 경우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3.3㎡당 땅값이 1억원이 넘을 정도여서 투자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경리단길 중에서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이면도로 매물에 주목했다. 교통이 불편한 골목길임에도 맛집을 찾아 방문하는 20~30대 젊은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간파한 덕분이다. 그가 매입을 결정한 단독주택(지상2층·대지면적 60㎡)은 7억4,700만원. 3.3㎡당 매매가가 4,150만원으로 올해 초 시세에 비해 1,500만원가량 급등해 투자를 망설이기도 했지만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 이씨는 "이미 유명해진 기존 상권은 매매가나 임대료 수준이 최고점이기 때문에 꺾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리단길 이면의 현재 모습에 집중하기보다 5년 후 변화된 모습을 상상하며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들의 '새것' 사랑이 깊어지고 있다. 잠재가치가 뛰어난 '신흥상권'이나 '신규 택지'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는 이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입구역 인근 등 전통상권에 진출하는 대기업이 늘면서 토지 가격이나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신흥상권으로 눈을 돌리는 자산가들도 증가 추세다. 신규 택지의 경우 정부가 당분간 택지지정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희소성이 급상승한 것이 고액자산가들의 신규 택지 사랑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제2의 가로수길은 어디? 신흥상권 찾아 발품=시중은행 부동산 관련 전문 프라이빗뱅킹(PB·고소득층 대상 금융서비스)팀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직접 발로 뛰며 신흥상권의 투자가치를 저울질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기존에 강남역·가로수길·홍대입구역 일대 등 전통상권의 상품을 '믿고' 거래해왔다면 이제는 서울 전역으로 시야를 넓혀 유망 투자처를 찾고 있는 추세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권 매물만 사놓으면 시세차익과 임대소득을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면서 고액자산가들 역시 은퇴 후 수입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져 4% 내외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고액자산가들이 신흥상권의 필요조건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스토리'다. 단순히 지하철 역세권, 대학가 주변 등 기존 상가 투자시 고려하던 요소 외에 차별성과 신선함을 부각시킬 수 있는 생활·문화적 요소까지 중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경리단길 이면의 '장진우 골목'이나 경복궁 서촌마을 등도 자산가들이 투자가치를 따져보고 있는 지역들이다. '장진우 골목'의 경우 포토그래퍼인 장진우씨가 문을 연 '장진우 식당'을 시작으로 '장진우 다방' '방범포차' '문오리' 등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메뉴를 내세운 가게들이 잇따라 입소문을 타면서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시인 윤동주와 작가 이상, 화가 이중섭 등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거쳐 간 경복궁 서촌마을 역시 자산가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미술관·예술공방·맛집·카페 등이 뒤섞여 있고 허름한 철물점 옆에 깔끔한 파스타 가게가 있는 등 이질적이지만 조화롭고 한적한 분위기가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마곡 등 신규 택지 내 부동산 선점 열기 뜨거워=정부의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가치가 급상승한 신규 택지지구 내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고액자산가들이 풍부한 정보력과 인맥을 이용해 물건을 선점하고 있다. 서울 마곡·위례지구 등에서 일반분양하는 오피스텔이나 상가점포의 경쟁률이 수십 대 일에 달할 정도로 당첨이 어려워지자 분양 이전에 좋은 매물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사들이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 것. 시중은행의 한 PB팀장은 "상가점포의 경우 청약 일정이 나오기 전에 지인들을 통해 1층 코너 자리 등 알짜매물을 소개 받고 한꺼번에 여러 개의 점포를 계약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하기도 한다"며 "서울 지역의 아파트 두 채 정도를 처분해 매입할 수 있는 10억~20억원대 상가가 인기"라고 전했다.

공급 과잉과 수익성 하락으로 외면 받았던 오피스텔도 신규 택지지구에서만큼은 다시 자산가들의 투자목록에 심심치 않게 오르고 있다. 대기업 입주와 교통망 확충으로 거주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인 만큼 초역세권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대거 매입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곡동 A공인 관계자는 "서울 마곡지구에서도 입지가 가장 뛰어나 슈퍼블록으로 불리는 구역 내 오피스텔을 한 사람이 3~4채씩 분양 받는 경우도 많다"며 "아파트나 상가에 비해 투자비용이 저렴한데다 안정적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어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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