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김치 물가가 폭등할 조짐이다.
국내 배추 도매가격은 일주일 새 25% 이상 뛰었고, 한 달 전에 비해서는 100% 가량 급증했다.
특히 배추 농가들이 재배 면적을 줄여 오는 4~5월에 배추 수급에 차질이 예상돼 2년 전 가을 한 포기에 1만원을 넘었던'배추 대란'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추(상품·1kg)는 도매시장에서 890원에 거래됐다. 이는 일주일 전 가격인 710원보다 25.4%, 한 달 전보다는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등급이 낮은 중품 배추의 오름세는 더 컸다. 일주일 전 610원에 거래됐던 중품 1kg은 29.5% 뛴 79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한 달 전(370원)보다 113.5% 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배추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이마트에서 배추 한 포기(2.5kg) 가격은 2,680원으로 1,230원이던 1개월 전보다 117% 뛰었다. 홈플러스의 배추 한 포기(1.8 kg) 값도 2,980원으로 역시 한 달 전(1,680원)보다 77% 올랐다.
문제는 당분간 배추 가격이 하향 안정될 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배춧값 폭락으로 농가들이 배추 재배면적을 줄이면서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봄 배추ㆍ무 재배 의향 속보'에 따르면 올해 농가들의 봄 배추 재배의향면적은 7,700㏊로 지난해 1만2,122㏊ 대비 37% 줄어들었다. 재배의향면적은 농가들이 농작물을 재배하고자 하는 땅의 면적을 말한다.
배추 농가들은 지난해 가격 폭락으로 손해를 본 배추 대신 지난해 값이 크게 오른 수박을 심는 곳이 많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봄 배추 생산량은 37만5,658톤으로 지난해보다 42.7%, 평년보다 17.8% 감소할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장희성 이마트 배추 담당 바이어는"봄 배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배추 가격은 앞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4~5월에 가격이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2년 전 배추대란이 다시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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