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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의 寶庫 ‘봉암사 숲’
입력2003-03-04 00:00:00
수정
2003.03.04 00:00:00
김희원 기자
KBS가 자연 다큐멘터리 `봉암사의 숲`을 5일 오후 10시부터 1TV를 통해 방송한다.
`봉암사의 숲`은 `자연 생태의 보고(寶庫)`라 불리는 경상북도 문경 봉암사를 찾아 근교 생태를 1년여 동안 카메라에 담은 프로그램이다. 봉암사 인근은 1982년 이래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 왔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잠시 `닫힌 문`을 열게 됐다.
훼손되지 않은 봉암사 숲은 국내 최고의 야생동물 서식처로 손색이 없었다. 20여년 동안 인간의 손길이 떠난 사이 숲의 생태는 원시자연 그 자체에 가깝게 변했다. 그런가 하면 까막딱따구리, 원앙, 올빼미, 큰소쩍새 등 `뭇생명`들은 봉암사 인근에서 스님들과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었다.
제작진은 또한 국내 최초로 원앙의 `에그 덤핑`(집단산란) 현장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탁란`(다른 둥지에 알낳기)은 뻐꾸기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 알을 낳는 모습 정도. 하지만 이번에 소개될 장면은 까막딱따구리가 만들어 놓은 둥지에 여러 마리의 원앙이 줄지어 알을 낳는 `종내(種內) 탁란`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 둥지에 최소 3마리의 원앙이 무려 30개 이상의 알을 낳은 것.
또한 큰소쩍새의 사냥 모습, 번식 과정, 어린 소쩍새들의 성장 등의 생태과정을 근접촬영 기법으로 카메라에 포착했다.
제작진은 `서구의 적자생존 논리보다는 동양적 `느림의 미학`이 이 프로그램의 철학`이라고 밝힌다. 스님들은 개미가 다니는 이동통로에 막대기를 놓아 길을 터 주고 겨울이면 야생 동물을 위해 헌식에 나선다. 스님들이 참선에 몰두해 있는 동안 처마 밑에서는 올빼미가 더위를 피하고, 두꺼비는 스님의 신발 속에서 비를 피하며 정적 속에 함께 어우러진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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