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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의 당권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부겸 전 의원의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전당대회가 친노 대 비노 구도로 치러지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구도를 깰 수 있는 카드로 김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중도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는 12일 '새정치연합의 올바른 조직과 정치노선'이라는 좌담회를 열고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 등 이른바 '빅3'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했다. 노웅래 의원은 "지금 구도대로 세 명이 나온다면 결국 지금 지도부의 연장선상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도부의 연장선상이라면 당의 미래가 없고 총선·대선은 끝나버린다"고 이들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영환 의원은 "하나 마나 한 전대를 뭐하러 하느냐"면서 "문재인 후보를 합의추대하는 게 낫겠다"고 문 의원의 출마에 반감을 표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에 따라 김 전 의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빅3 위주의 전당대회와 친노·비노 간의 구도를 깨뜨리겠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재벌 불법이익 환수 특별법,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가 친노 대 비노 구도로 진행된다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누가 당의 미래이고 비전을 제시하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김 전 의원과의 전당대회 연대 가능성을 묻자 "김 (전) 의원이 출마하면 확실히 도울 생각"이라면서도 "저의 출마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고 김 전 의원과 조만간 만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김 전 의원 카드를 지지하는 것은 그가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친노 대 비노 간의 전당대회 프레임이 '세대교체'론으로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게 된다면 '빅3' 중 1~2명이 자진해서 전대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령 문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모두 출마할 경우 정 의원은 문 의원과 범친노 그룹으로서 지지층이 겹치는데다 세대교체론 제기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 우려감으로 자진해서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정 의원은 최근 문 의원을 찾아 '당권·대권 분리론'을 통해 당권도전에 대한 범친노 차원의 교통정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 전 의원이 '50대 기수론'과 '당의 변화와 혁신' 등을 통해 486계와 연대하게 되면 당내 확장성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부겸 카드는 박 의원 입장에서는 김 전 의원을 지렛대로 삼아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김 전 의원은 전대에서 2등을 한다 해도 잃을 게 없다. 다만 3등을 할 수 있는 나머지 후보가 김 전 의원과의 정면대결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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