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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덮치는 4각 파고… 방파제 높여라

■ 리빌딩 파이낸스 2013<br>"5년 뒤 은행 순익 80% 급감" 등 잇단 경고<br>권혁세 "최근 상황 일본 90년대 초반과 비슷"<br>금융권, 당분간 펀더멘털 강화 치중 불가피


금융산업을 향한 한파가 너무 매섭다. 저금리ㆍ저성장에다 심화되는 금융규제, 경제민주화바람까지 동시에 몰아치면서 유례없는 '4각 파고'에 둘러싸여 있다. 한 금융지주 재무담당 최고경영자(CFO)는 "글로벌 시장부터 내수까지 거시 분야가 너무 나쁜데다 선거를 앞둔 규제의 칼날도 날카로워 (이를 타개할) 방도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 뒤 "펀더멘털 강화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높아질 파도에 대비해 당분간은 방파제를 더 높이 쌓는 데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실적악화는 최소화하도록 하겠지만 짧으면 1년, 길면 2년은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현장에서의 고민은 금융감독당국이 바라보는 미래 전망에 극명하게 드러난다.

금융감독원은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성장률과 기준금리가 5년 뒤에 1%포인트 떨어진다는 가정하에 스트레스테스트를 벌인 결과 5년 뒤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올해(8조5,000억원)보다 80% 이상 급감한 1조4,000억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9일 밝혔다. 특히 10년 후에는 아예 적자로 돌아서 5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실적 역시 카드사태 수준으로 나빠졌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올해 1ㆍ4~3ㆍ4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감소했는데 이는 카드사태 당시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이 일본의 지난 1990년대 초반과 유사하다는 경고는 서늘하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7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현 금융시장은 1990년대 일본의 저성장ㆍ저금리의 초기 상황과 유사하게 가고 있다"면서 "(일본이) 저금리ㆍ저성장ㆍ고령화에 버블까지 겹쳐 어려운 20년을 맞았는데 우리의 경우 비슷한 점이 있다"고 경고했다.



자칫하다가는 국내 금융계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권 원장은 "일본 금융권이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부실대출 증가에 따른 충당금을 쌓으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떨어졌다"며 "새로운 수익기반을 창출하고 신규 영업모델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도 은행의 위기타개책으로 ▦비이자수익 확대 ▦국외 진출, 고령화 사회 대비 상품개발 ▦저신용ㆍ서민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 ▦전문성 확보와 직군 간 임금체계 차별화 등을 제시했다.

서울경제신문은 금융산업이 직면한 이런 현실에 입각해 '리빌딩 파이낸스 2013-기로에 선 금융산업'이라는 제목 아래 내년 우리 금융산업의 전망과 전략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1부에서는 '금융산업, 밸런스에 답이 있다'라는 주제로 위기의 한국 금융산업이 실행할 과제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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