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아, 고단한 몸 편히 쉬어라. 보고 싶구나.”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15일 개인 블로그(http://blog.news.go.kr/fair_kang)에 경제논객으로 유명했던 고 정운영 교수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글을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강 위원장은 블로그에서 “최근 일본 공정위와의 정책협의를 위해 부산을 다녀오던 길에 문득 정 교수 생각이 났다”며 얘기를 꺼냈다. 강 위원장이 밝힌 두 사람의 인연은 서울대학교 상대 동기동창으로 정치ㆍ경제ㆍ역사와 한국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곤 한 친한 친구 사이. 그러나 대학졸업 이후 정씨는 벨기에 루뱅대 대학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공부한 뒤 좌파이론 교수와 논설위원으로, 강 위원장은 미국에서 주류 경제학을 공부한 교수와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강 위원장은 “(정 교수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통과로 시끄러웠던 지난해 지면을 통한 공개서한으로 출자총액제나 금융ㆍ보험사 의결권 제한을 폐지하고 반(反)시장적 모습에서 탈피하라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운영이의 편지에 대해 (줄) 답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공직에 있어 쓰지 않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식사라도 하면서 답을 줄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이 친구가 조금 더 기다려주지 못하고 다시는 볼 수 없는 먼 길을 떠나버렸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또 그는 “나를 반시장주의자, 재벌개혁ㆍ규제주의자로 본 것은 억울하며 상당한 오해를 한 것 같은데 이를 풀 기회조차 없는 현실이 더 아쉽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정 교수에 대해 “철학과 바탕은 좀 달랐지만 한국형 실사구시 관점에 기초,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관한 고민은 같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평가하며 “보고 싶구나”라는 말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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