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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시장점검] 동남아시장은 온통 `한국판'
입력1999-04-14 00:00:00
수정
1999.04.14 00:00:00
보리고개가 한창이던 66년 봄, 현대건설 직원들이 태국으로 날아갔다. 이 나라 남단 말레이지아와의 국경부근 두도시 파타니와 나라티왓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닦기 위해서였다. 35개의 작은 다리를 갖고있는 98㎞짜리 2차선 도로로 고속도로라고 하기에는 규모도 작고 공사금액도 고작 522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공사의 의미는 각별하다. 연간 수주금액이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한국 해외건설의 첫걸음인 까닭이다.우리의 해외건설은 빌딩·항만·플랜트·대수로공사에 이르기까지 해당국가의 기념비적인 공사를 잇달아 해내며 「건설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왔다.
76년 현대건설은 당시 20세기 최대의 공사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공사를 따냈다. 선진국의 독무대였던 해상 유조선정박시설공사에 한국건설이 뛰어든 순간이었다. 공사금액은 9억5,854만2,000달러로 그해 우리나라 정부예산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100종의 각 분야 기능공들이 하루 최대 3,600명까지 공사에 매달려 80년12월 성공적으로 준공을 했다.
건축분야에서도 한국은 빠르게 성장했다. 싱가포르등 동남아 건축시장은 아예 한국「판」이다.
싱가포르 래플즈시티는 73층짜리 호텔과 오피스빌딩, 쇼핑몰이 한 곳에 모인 동양최대의 복합건물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한 눈에 내려다보며 말래카해협 앞에 싱가포르의 관문으로 우뚝 솟아있다. 80년7월 싱가포르는 자기 나라의 얼굴인 이 건물 공사를 쌍용건설에 맡겼고 86년 우리나라 개천절인 10월3일 고촉통(吳作棟)총리는 한국과 쌍용에 감사한다는 인사로 개관식을 가졌다.
현대와 쌍용은 총공사비가 10억달러를 넘는 싱가포르 선텍시티 공사를 97년 마무리지었고 삼성과 극동은 97년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 세계 최고높이를 자랑하는 KLCC빌딩을 준공했다.
97년11월 한국건설은 세계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은 공사를 또 하나 해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파키스탄 라호르~이슬라마바드 고속도로다. 길이 357㎞인 6차선도로로 단일회사가 시공한 고속도로 가운데 세계 최대규모다. 파키스탄 정부는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와 제1의 산업도시 라호르를 이어 국가의 균형개발을 도모했고 그 일을 한국의 대우가 해낸 것이다.
한국건설업계는 첨단기술이 필요한 플랜트분야로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대림산업이 11년5개월에 걸친 공사로 95년9월 완공한 이란 캉간가스정제공장은 이나라 최대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가스정제공장이다. 이란국영석유회사가 발주했으며 총공사비가 4억9,155만달러에 달했다. 플랜트부문의 한국건설은 SK건설이 97년부터 멕시코에서 마데로(공사비 12억달러), 까데레이따(〃 25억달러)등 정유공장 건립공사를 따내며 빛을 발한다.
리비아 대수로공사는 한국 해외건설의 꽃이다. 1·2단계 공사까지만 총공사비 100억달러, 공사기간 18년, 투입인원 연2,600만명, 길이 3,544㎞의 시멘트코크리트관등 리비아의 국운을 좌우하는 공사다. 3·4단계 공사까지 포함하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인류의 대역사」를 한국의 동아건설이 맡아왔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그 나라의 얼굴격인 공사를 계속 맡을 때 한국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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