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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밑 빠진 독' 성동조선… 고민 커지는 이덕훈

회생·위탁경영 불투명… 貿保는 이탈 움직임<br>3000억 지원 미봉책 불과… "연말까지 4000억 필요"<br>모뉴엘·경남기업 등 줄줄이 부실, 평가시스템 도마에

수출입은행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신세가 돼 버린 성동조선해양을 두고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모뉴엘 사기대출부터 올해 불거진 경남기업 대규모 대출과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수은의 상황에 이 행장의 리더십까지 흔들리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이 지난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의 성동조선에 대한 출자전환으로 1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전체 은행권 출자전환 1조4,500억원 중 수은이 70% 가까이 떠안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수은은 지난달 29일 성동조선 3,000억원 단독지원안이 가결됐음을 채권단에 통보했다. 이로써 법정관리까지 거론되던 성동조선은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7월까지 운영자금인 3,000억원을 제외해도 선박 수주일정 등을 감안하면 9월까지 추가 운영자금 1,200억원이 더 필요하다. 이를 포함해 연말까지는 3,000억~4,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회계법인 실사보고서 등을 통해 흘러나온다.

특히 이번 3,000억원 단독지원에는 손실 시 채권단 분담이란 조항을 빼면서 회수가 불분명한 수은의 여신이 또 늘어나게 됐다. 현재 성동조선에 대한 여신을 부실여신으로 분류하지 않아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8,500억원 정도의 여신은 모두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된다. 이미 수은의 부실채권 비율은 경남기업 여파로 올 3월 시중 평균보다 높은 2%대를 넘긴 상태다.

또 성동조선의 위탁경영 카드 역시 삼성·한진중공업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조선사들도 현재 앞길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성동조선 위탁경영까지 껴안을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성동조선 추가지원에 반대해온 무역보험공사는 손익정상금 5,000억원을 채권단에 토해내면서까지 채권단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 지원 요청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채권단에 남아 부담을 지기보다는 손익정상금을 내놓고 채권단을 이탈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 과거에 지원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주도한 기업 구조조정 역시 채권 은행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수은의 기업평가시스템과 이 행장의 리더십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2013년 6월 수출입은행은 신용평가를 통해 적자를 기록 중이던 경남기업은 '정상적 영업이 가능하다'고 평가한 반면 흑자를 내던 이수건설에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어 수은의 평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수은에서 2011년 이후 보증이나 대출을 받은 기업 중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이 100개를 넘겼다"며 "이 행장이 수은의 기업 평가시스템을 들여다보고 개혁할 점이 있다면 뜯어고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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