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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테마주 증시 왜곡 심하다


2% 안되는 종목이 시장유동성 30%이상 빨아들여

금융당국의 잇따른 경고조치에도 불구하고 테마주들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증시를 왜곡시키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일반 종목은 외면한 채 테마주에만 관심을 가지면서 유동성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16일 주식시장에서는 영남제분과 모나미가 나란히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영남제분의 거래량은 1,086만주를 기록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 10위로 도약했고, 유가증권 상장사인 모나미도 750만주로 전거래일(52만주)의 14배 이상 늘었다. 영남제분은 이 회사 대표이사가 이해찬 전 총리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모나미는 한명숙 통합민주당 대표가 과거 서울시장 선거 때 주장했던 무상교육에 대한 수혜주라는 이유로 각각 급등했다. 지난 15일 통합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와 문성근 취고위원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이 대거 약진하면서 주식시장에 ‘친노’ 테마주가 등장한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잇따른 제재 방안 강구에도 불구하고 테마주 기승 현상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월19일 김정일 사망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된 뒤부터 이날까지 한달 동안 코스닥시장 전체의 거래대금은 55조5,382억원으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82조4,126억원)의 67.4% 수준에 달했다. 이날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110조3,050억원)이 유가증권시장(1,062조450억원)의 10.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보다 6배 이상 더 거래가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안철수연구소(4조518억원)와 아가방컴퍼니(2조9,169억원), EG(1조6,728억원) 등 정치 테마주가 거래대금 상위 1~3위를 휩쓸면서 코스닥 거래 과열현상을 부채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보령메디앙스, 솔고바이오, 비트컴퓨터, 바른손, 유성티엔에스 등 다른 주요 정치테마주까지 모두 더하면 이들 8개 기업의 거래대금만 11조907억원으로 전체 코스닥 시장의 19.97%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유동성 가운데 20%가 한 달 동안 코스닥 시장 상장사 1,024개 가운데 이들 8개 기업의 거래에만 매달린 셈이다.



이에 더해 동양철관, 신우 등 상당수 유가증권 정치테마주와 상ㆍ하한가 대기물량까지 고려하면 테마주의 거래 편중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게다가 큐로컴, 메디포스트 등 최근 주목받은 주요 코스닥 바이오 테마주 10곳까지 포함할 경우 거래규모는 17조2,584억원에 달해 코스닥 전체의 31.1%에 이른다. 전체 시장의 2%도 안 되는 테마주가 30% 이상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증시 왜곡 현상이 만연하게 된 것은 최근 유럽ㆍ북한ㆍ미국ㆍ중국 등에서 증시 불안 요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는데다 기업실적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테마주로만 매기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가 김정일 사망 이후 이날까지 19거래일간 별다른 모멘텀도 없이 단 5거래일을 제외하곤 계속 상승할 수 있었던 것도 테마주 급등의 영향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테마주 열풍에 편승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따져본 다음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과거에도 선거 등 여러 이슈에 따라 급등했던 주식 대부분이 결국 급락을 통해 제자리를 찾았던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희성 한화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테마주만 거래가 많이 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지금 경기가 좀 어렵더라도 테마보다는 경기회복을 염두에 두고 실적개선 가능 종목 등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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