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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정보당국, 중동서 무차별 통신감청 비밀기지 운영"

스노든 추가자료 공개…"대규모 감청 프로젝트 '템포라' 일환"


영국 경찰, '스노든 폭로사건' 공식 수사 착수

영국 정보당국이 중동 지역에 해저케이블을 이용한 비밀 도·감청 기지를 설치, 무차별적으로 통신 내용을 수집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자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중동 지역을 지나는 해저 광케이블망에서 이메일과 전화통화 내용, 인터넷 트래픽 등 막대한 양의 정보를 빼내 서방 정보기관들과 공유해 왔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공개한 기밀자료에서 추가로 밝혀졌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번에 드러난 중동 비밀기지는 GCHQ가 가동 중인 10억파운드(1조7,471억원) 규모의 대형 통신감청 프로젝트 '템포라'의 일환이다.

GCHQ가 영국 연안을 지나는 환대서양 광케이블을 해킹, 방대한 양의 민간인 통신내용을 감청했다는 내용은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중동 감청기지 또한 이 지역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전달되는 데이터 전량을 거대한 컴퓨터 완충기억장치(버퍼)에 복사하는 방식으로 수집한다.

일단 완충기억장치에 저장한 데이터 가운데 특별히 관심을 기울일 만한 정보를 걸러 가공한 뒤 영국 남서부 첼트넘에 있는 GCHQ 기지로 보낸다. 이 정보는 미국 국가안보국(NSA)과도 공유한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다만, 이 신문은 해당 기지가 구체적으로 중동 어느 나라에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템포라 프로젝트는 디지털 통신에 대한 전 세계 차원의 감청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전 외무장관은 지난 2007∼2010년 재임 당시 GCHQ에 전세계의 광케이블망을 감청할 권한을 허가하면서 이 같은 방식의 정보수집 활동을 가능케 했다.



밀리밴드 전 장관이 서명한 허가서는 GCHQ가 '외국 세력의 정치적 의도'를 비롯해 테러나 핵확산 등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영국 정부는 해당 기지가 공격 가능성을 미리 알리는 구실을 하는 만큼 서방이 수행 중인 '테러와의 전쟁'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인디펜던트에 주장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정보관련 사안은 답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런던경찰청은 영국 가디언 글렌 그린월드(46) 기자의 연인으로부터 압수한 전자기기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린월드 기자는 스노든으로부터 기밀 자료를 넘겨받아 미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 사실을 최초로 특종 보도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미 정치권 일각에서 스노든뿐 아니라 그린월드 기자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 가운데 최근 런던경찰청은 그린월드 기자의 동성 연인 다비드 미란다(28)를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구금 조사해 물의를 빚었다.

경찰은 당시 미란다가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와 노트북, 메모리스틱 등 전자기기를 압수했으며, 미란다 측은 이에 반발해 법원에 '압수품 조사 중지' 소송을 냈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22일 경찰이 국가안보를 수호하거나 테러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압수한 기기를 조사할 수 있다고 판단, 결과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런던경찰청은 "초동조사 결과 압수품에 고도로 민감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개될 경우 누군가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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