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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풀가동… 올레드 생산 대폭 늘려 중국 업체 따돌린다

■ 불황 잊은 기업…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가보니

LG디스플레이의 한 직원이 13일 경기도 파주 사업장의 P-7라인에서 7세대 대형 패널의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과감한 투자·고객유치 전략 적중… 그룹 먹여 살리는 효자 회사 부상

하루 7세대 패널만 7000장 생산… 2분기 실적 작년 대비 175% 증가

"대형 올레드 생산 月 3만4000장으로 구미에 중소형 패널 생산도 검토 중

명실상부 업계 1인자로 거듭날 것"


임진각에서 남쪽으로 9㎞ 남짓 떨어진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사업장. 13일 찾은 LG디스플레이의 7세대 패널을 생산하는 P-7라인에서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수십대의 로봇이 팔을 이리저리 뻗치고 허리를 돌리며 1,950㎜×2,250㎜짜리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열심히 나르고 있었다.

축구장 6개 크기의 이 공장은 중앙관리통제실에 상주하는 직원이 생산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있을 때만 개입할 뿐 실제 라인은 100% 자동화로 운영된다.

사방이 유리로 된 박스 안에서 전기소자인 트랜지스터가 입혀지자 패널은 이내 노광기(露光機)로 옮겨져 유리기판에 회로를 새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패널은 대형 알루미늄관을 타고 옆 건물인 '모듈동'으로 이동해 백라이트 등을 부착한 뒤 완성품으로 태어난다.

환율 문제와 노사 갈등, 글로벌 경쟁 격화 등 각양각색의 이유로 국내 제조업계는 업종을 불문하고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지만 이날 찾은 LG디스플레이는 유독 이 같은 불황의 그늘에서 한참 비켜나 있는 듯이 보였다.

이형국 LG디스플레이 과장은 "여름철 성수기라 라인이 24시간 체제로 풀가동되고 있다"며 "7세대 패널만 하루에 7,000장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42인치 TV를 5만6,000대나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경기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숨 가쁘게 공장을 돌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가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나 홀로 선방'하며 그룹을 먹여 살리는 '효자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올 1·4분기 7,439억원(전년 대비 증가율 689%)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2·4분기에도 4,500억원 안팎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증가세가 워낙 컸던 1·4분기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75%가량 높아진 수치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2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LG디스플레이를 SK하이닉스와 함께 산업계 전체에 덮친 장기불황의 태풍 속에서도 대규모 이익을 만드는 '유이(唯二)'한 회사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LG디스플레이가 불운한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과감한 투자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고객사 유치가 자리하고 있다.

경북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애플이라는 굴지의 동업자를 확보한 LG디스플레이가 대형 부문에서도 스카이워스·콩카·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대하며 LG전자 의존도를 43~44% 수준까지 낮췄다.

아울러 30인치대 초반 TV가 대세이던 지난 2000년대 중반 샤프·히타치 등 일본 경쟁사들이 6세대 라인이면 충분하다는 전략을 고수할 때 LG디스플레이가 7세대에 5조3,000억원(2006년), 8세대에 7조3,000억원(2009~2011년)을 투자해 시장을 개척한 것도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생산되는 패널 1장의 크기가 커지면 효율이 높아져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그만큼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기 때문에 리스크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업체인 BOE가 세계 최초로 10.5세대(2,940㎜×3,370㎜) LCD 패널 라인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패널의 생산량을 확 끌어올리기로 했다. 올레드 시장의 개화시기가 성큼 다가왔을 뿐 아니라 이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가진 만큼 생산량을 월 8,000장에서 3만4,000장으로 대폭 늘려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구미공장에 수천억원을 투자해 중소형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대형 부문에서 강점을 이어가는 한편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패널의 경쟁력도 키워 명실상부한 업계 1인자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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