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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저축은행 구조조정 억울한 일 없어야

"몇 년 후에는 인사대란이 나겠지요."

기업은행의 '통큰 인사'가 금융권의 화제다. 직급별로 나눠서 하던 것을 하루에 모아 한 것은 물론이고 최대 규모의 인사이동이었기 때문이다. 승진ㆍ전보 인원만 1,910명에 달했다. 승진한 직원은 490여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이들이 기쁨을 누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승진인사였다"고 했다.

과거에는 매년 실적평가 후 상당수의 지점장들이 대기발령을 받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실적과 고객만족(CS) 두 분야 모두에서 꼴찌를 한 지점장 2명만 본부로 들어왔다. 매년 수십명씩 대기발령을 받는 타 은행과 비교된다. 지난해가 창립 50주년이었고 퇴직 인원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인사에서 배려를 했다는 게 기업은행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1~2년 새 계약직 직원들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90% 정도가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있다. 조준희 행장이 임원 시절 청소 아주머니들을 직접 챙길 만큼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 청소 아주머니는 "우리 행장님은 정말 서민을 챙긴다"고 고마워했다.

실제로 기업은행 식구들은 모두가 행장을 좋아한다.



문제는 몇 년 뒤다. 대규모의 승진과 면책의 후유증은 나중에 온다는 게 은행 안팎의 평가다. "얼마 후 인사대란이 올 것"이라는 내부 직원의 말에 울림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강정원 전 행장 시절 시혜성 인사를 남발했던 국민은행은 결국 지난 2010년 말 3,000여명을 내보내야 했다. 인력구조가 엉켰기 때문이다.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자. 전 기업은행장인 A씨는 전직 은행장 모임에 나오지 않는다. 외환위기 때 정부에서 담배인삼공사 주식 등 알짜 자산을 넘겨받아 은행을 탄탄히 해놓았는데 후배들이 순이익 목표 등을 채우기 위해 곳간을 털어먹었다는 게 이유다.

기업은행이 50년 은행을 넘어 100년 은행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사 등 밑바탕부터 차곡차곡 다져가야 한다. 올해 기업은행은 최대 순익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고일 때 안살림을 더 가다듬는 게 최고 은행으로 거듭나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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