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 휘발유의 주유소 판매가격이 리터당 1,70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정유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최근 하락 추세를 보임에 따라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이달 셋째 주 또는 넷째 주 내로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주유소정보시스템(www.opionet.co.kr)에 따르면 일선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지난 7월16일 최고치(리터당 1,950원2전)를 기록한 뒤 조금씩 내려가 7일 현재 1,838원99전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안에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대를 기록하게 되면 고점 대비 150원 이상 빠지는 셈이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 시세에 1~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내수 공급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 가격은 7월4일 배럴당 147.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29일에는 배럴당 124.03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이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달 16일이어서 아직 국내 가격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예년 같으면 이맘때 미국 행락철(드라이빙 시즌) 휘발유 특수로 가격이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미국의 불경기 여파로 휘발유가 국제시장에서 원유보다도 싸게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그간 정유사들이 잇달아 제품 공급가격을 인하했는데도 일선 주유소의 판매가격 인하로 연결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다음주부터는 일선 주유소들이 본격적인 가격경쟁을 벌일 것으로 본다”며 판매가격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석유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주유소 가격은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고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단번에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에는 아직 불안요소가 남아 있으므로 주유소 가격이 꾸준히 하락할 것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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