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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1월 21일] 보험사 지급결제 참여 논란, 밥그릇 싸움?

최근 보험사의 지급결제 참여 허용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난해의 방카슈랑스 논쟁에 이은 은행과 보험업 간의 ‘밥그릇 싸움 2라운드’로 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다분히 편협한 시각인 것 같다. 우선 보험사가 은행의 고유ㆍ핵심업무인 지급결제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은행이 부수업무로서 보험상품을 단순히 판매 대행하는 형태의 방카슈랑스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무엇보다도 불완전판매, 보험설계사 실업문제 등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 논란에서 제기된 부작용들은 보완장치 등을 통해 통제 가능했거나 특정업 부문에만 국한된 문제였던 반면 보험사나 증권사가 지급결제업무를 하는 것은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비자효용 측면에서도 방카슈랑스의 경우에는 비용절감 등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이 가장 큰 ‘기대 효과’였고 상당 부분 실현됐으나 보험사 지급결제 직접 참여의 비용절감 효과는 미미한 반면 오히려 보험사가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할 전산구축비용 및 참가비 등 소비자에게 전가될 비용부담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가 후발 주자로서의 시장점유율 확보차원에서 고금리 상품을 출시할 경우 은행의 보통예금ㆍ저축예금 등 저원가성 자금이 보험사의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은행들은 부족한 대출재원을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 등으로 조달하게 되면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일반 국민들의 부담 또한 가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금융 산업의 근간 및 소비자효용 등의 측면에서 적잖은 파급효과가 있는 문제를 밥그릇 싸움으로만 격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보다는 현 시점에서 방카슈랑스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 금융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실제 지급결제시스템에 직접 참여 중인 보험사와 증권사는 왜 하나도 없는지를 곰곰이 되새겨봤으면 한다. 끝으로 지금 보험업 등에서는 지급결제업무 참여의 최종 선택은 소비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자유시장경쟁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데 지난해의 방카슈랑스 확대시행 논란 당시와는 너무도 상반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이중잣대가 아닌가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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