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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농촌 미래 베이비부머에 있다


얼마 후면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지는 춘분(春分)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또한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진다. 이때가 비로소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은퇴 베이비붐 세대 귀농 급증

연어는 산란기가 다가오면 자신이 태어난 강을 찾아 회귀한다. 수천 킬로미터 치솟는 파도와 거친 폭포를 오르내리며 힘겨운 장애물을 뛰어넘어 필사적으로 돌아와 다음 세대를 위한 번식의 숭고한 의식을 치른다. 이런 어미 연어의 각고의 노력으로 부화한 새끼 연어는 다음 세대를 기약하며 머나먼 여정을 떠나 언젠가는 자기 어미가 그랬듯이 자기가 태어난 모천(母川)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나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를 앞둔 요즘 연어가 모천으로 돌아오듯 대거 귀농ㆍ귀촌의 봇물을 이루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귀농ㆍ귀촌 가구 수는 1만503가구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 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베이비붐 세대는 712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597만명인 83.4%는 도시에 살고 있다.

귀농ㆍ귀촌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작 시점과 맞물려 도시의 경쟁적인 삶을 떠나 쾌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찾고 전원생활 등을 통한 인생 제2막에 대한 준비가 주요 원인이다. 일본도 정년퇴직이 시작된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를 중심으로 농촌으로 이주해 집이나 토지ㆍ농지를 구입해 노년을 보내겠다는 사람이 많아 농촌 이주가 유행처럼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인구가 농촌으로 이주하면서 만들어지는 시장 규모도 5년 후에는 약 8조엔(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사람이 미래이고 희망이라는 말이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급격한 산업화로 농촌에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다. 농촌 인구는 최근 25년 사이 크게 줄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총인구의 7.3%에 불과하며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증가하고 생산연령층은 감소하고 있다. 이는 마치 장거리 육상 릴레이 경주에서 다음 주자를 잃어 혼자서 트랙을 계속해서 돌아야만 하는, 결승점이 보이지 않는 선수가 돼버린 격이다.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베이비붐 세대가 순조롭게 농촌에 유입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와 제도적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도로와 상하수도 처리시설 등 기반시설과 주말농장 조성을 위한 농지 소유를 허용하고 농촌 빈집과 한계농지ㆍ폐교 등을 관광 목적 시설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제도적인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주거와 환경, 일자리와 복지, 문화가 어우러지는 융ㆍ복합 형태의 선진국형 상생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농촌과 상생 위한 시스템 정비 필요

앞으로의 귀농ㆍ귀촌은 도시민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며 농민에게는 농가 소득을 높여 주고 활력이 넘치는 농촌으로 거듭나는 또 하나의 상생의 기회가 될 것이다. 불과 30년 만에 베이버붐 세대들이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는 귀농ㆍ귀촌의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 '이농 시대의 종결자'가 돼 미래 농업을 책임지는, 우리 농업ㆍ농촌의 한 축을 당당히 담당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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