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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를 보니 기업목표가 보이네

중견·중기 이색구호경영 눈길

'브이 점프 업 어게인'

서울반도체, 코스닥 시총 15위권까지 밀리자 다시 'V자 성장' 이루자는 뜻

'선승구전'(先勝求戰)

유진로봇, 작년 흑자전환으로 승리… 올 신제품 등으로 도약한다는 계획

서울반도체 직원들이 지난 20일 오전 스탠드미팅을 마치고 '브이 점프 업 어게인'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반도체

"브이 점프 업 어게인(V-Jump up again)!"

발광다이오드(LED) 업체인 서울반도체(046890)의 임직원들은 올해부터 회의 시작 전과 후, 그리고 매일 오전에 실시하는 스탠드 미팅에서 이 구호를 외친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가 직접 고안한 구호로 다시 한 번 V자로 가파른 성장을 이루자는 뜻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매년 회사 비전과 목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구호를 정해 회의 때마다 외친다"며 "올해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수직 성장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브이 점프 업 어게인 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이색 구호를 만들어 올해 경영 목표를 드러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 퀀텀점프를 하고 대한민국 중견기업의 저력을 다시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올해의 구호를 선정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액 9,393억원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9%, 97% 감소한 수치다. 2013년에는 매출액 1조321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수주 감소와 재고평가 손실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초 5만원 선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1만9,000원까지 빠진 상태다. 서울반도체는 올해 '아크리치3'와 같은 신제품을 앞세워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끌어올려 다시 1조 클럽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2011년에도 전 세계 LED 공급 과잉으로 설립 이후 최초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2년 후인 2013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 보였다"며 "이 같은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에도 V자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청소용 로봇 제조업체인 유진로봇(056080)은 올해 구호를 '선승구전(先勝求戰)'으로 정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이길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 놓고 싸움에 나서자는 뜻이다. 유진로봇은 핵심 기술이나 주요 거래처를 미리 확보한 뒤 올해 경쟁에 임하자는 의미로 선승구전을 구호로 택했다. 실제로 유진로봇은 지난해 말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와 5만대 규모의 로봇청소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계약을 맺었고 올해에는 CJ E&M과 로봇 캐릭터 완구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하는 등 선제적으로 핵심 거래처와 사업 파트너를 확보해 사업 전망이 밝은 편이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매월 하루 정기적으로 사내 월례행사를 진행하는데 마지막에 구호 제창을 하며 마친다"며 "모든 직원이 하나되는 마음으로 구호를 외치고 열심히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극세사 섬유업체 웰크론(065950)은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미래로, 미래를 현실로'를 올해 구호로 채택했다. 웰크롭그룹의 모든 임직원들이 참여한 내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구호로 철저한 현장점검과 위기관리,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내일을 준비함으로써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자는 의지를 담았다. 그룹 행사나 주요 회의 때 이영규 회장의 선창과 임직원들의 후창으로 구호를 제창한다고 웰크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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