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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250여명이 대선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힘을 합쳐 지금의 어려운 나라를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조직 개편안과 불통 논란 등으로 불거진 불협화음을 다잡는 계기로 활용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앞으로 새 정부와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 당선인이 대선 직후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자리를 함께한 적은 있지만 당협위원장까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자리는 최근 당선인이 연이어 지역별로 주최하는 오찬에 불참했던 친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과 친박근혜계 유승민 의원도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박 당선인이 전체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한데 모인 자리에 참석한 것은 최근 당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나 홀로 인사' '밀봉 인사' 등으로 불만이 하나둘씩 터져 나오고 있는데다 복지공약과 정부조직 개편안을 두고 당내에서도 수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은 공개 발언에서 "국민들과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당부한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제 역할을 하려면 우리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등 힘을 합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도 의원들과 당협위원장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지역 상황을 언급하는 등 스킨십 강화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김용준 자진사퇴' 이후 불거진 인사청문회 논란과 관련해서는 "인사청문회가 개인의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내지 않고 실질적인 능력과 소신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되고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업무능력이 잘 검증되도록 해서 새 정부가 출범 즉시 민생문제 해결에 바로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감사하겠다"며 통상교섭 기능 이관에 대한 당내 이견을 일축했다.
유민봉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도 통상교섭 이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어디가 더 중요할까, 어디가 더 도움이 될까'하는 게 중요한 방향성이었다"고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유 간사는 원자력 진흥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원자력 진흥을 단순히 과학의 측면으로만 본다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맞을 수 있지만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적어도 이 정부에서는 그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 간사는 업무보고가 끝날 무렵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플라시노 도밍고가 노래한 오케스트라 영상을 보여주며 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연석회의가 시작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자기 취지가 그게 아니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김 장관이 통상교섭 기능 이관을 놓고 "헌법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궤변이자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곧장 반박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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