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건희 회장, 그룹 현안 직접 챙기며 '혁신' 주도할듯

위기론 불식·경쟁력강화 특단노력 강조<br>'창조경영' 화두 계열사 전반 확산 전망

이건희(왼쪽) 삼성 회장이 지난 27일‘2007 선진제품 비교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수원사업장을 찾아 최지성 사장으로부터 경쟁사 휴대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찾은 이건희 회장은 현장에서 실적이 부진한 일부 계열사 사장들을 상당한 강도로 질책했다고 한다. 비록 국내외 경영환경이 나빠지기는 했지만 사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 내내 동계올림픽 유치에 주력해온 이 회장이 앞으로 그룹 현안을 직접 챙기고 미래전략의 밑그림 구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이날 주재한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그룹 안팎에서 불거진 삼성 위기론을 불식시키며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성 고유의 차별성과 독자성을 갖춘 제품을 발굴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 새로운 것을 찾는 창조경영이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아울러 신수종 사업 발굴이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노력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경영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계열사별로 실천하기 위한 청사진 마련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라”=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지 않는 것이 위기지만 변혁을 대비하면 사업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발언에는 삼성이 변화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글로벌 삼성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삼성은 올 들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되고 매출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위기론에 시달려왔다. 특히 이 회장이 지난해부터 경영의 화두로 내세운 ‘창조경영’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공룡처럼 거대해진 조직이 미래의 수익원 발굴을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기보다는 기존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차원에서 변화작업이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창조경영을 화두로 제시한 지 1년여가 흘렀지만 경영현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자칫하면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인재육성이나 혁신제품 개발, 경영구조 재편 등 창조경영의 구체적인 추진과제도 집중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특히 “21세기는 품질만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여기에 마케팅ㆍ디자인ㆍ연구개발(R&D)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며 창조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에서 창조는 아이디어에 기술과 수익성을 접목시켜야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능력이 필요하고 삼성이 그럴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디즈니월드의 슬로건은 ‘Attention to Detail(세심한 데까지 주의하자)’이라며 비즈니스로 구현하는 능력이지 인력과 사업을 일일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핵심을 가려내고 이를 비즈니스로 연계시키는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삼성이 이런 부분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 먹을 거리를 찾아라”=삼성 전략기획실이 지난달 각 계열사에 지시한 5년 뒤 새로운 먹을 거리 찾기 작업이 이 회장의 진두지휘로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실은 ▦신수종 사업 발굴 ▦산업간 재편방안 마련 ▦불요불급한 비용 축소 ▦인력 재배치 등 4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계열사별로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계열사별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그동안 금기시돼온 경쟁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경쟁력 강화책 마련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마케팅ㆍ디자인ㆍR&D 등을 품질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조직개편 작업까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요 총괄 사장들에게 그동안 관행처럼 겸직해온 사업부장 자리를 내놓고 3~5년의 중장기 전략에 전념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사업별 책임경영체제를 강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조직개편의 의미를 설명했다. 투자전략을 재편, 신수종 사업 발굴을 위한 R&D에는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올해 지난해보다 투자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다. 또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갖기 위해 유수의 기업들을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 스스로 “선진 기업이라는 등대 없이 망망대해를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처럼 창조경영은 아직 시작단계다. 삼성은 이제 ‘남이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찾아 글로벌 정상 자리를 지켜야 하는 오랜 도전에 직면해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