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상사가 대ㆍ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뇌성마비장애아를 6년동안 한 가족처럼 돌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충북 증평군 소재 육군 모 부대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는 정승화(46)상사가 그 주인공. 정 상사는 경북 경산의 장애인 수용시설 성락원에 있는 김모(8)군을 1주일에 2~3일씩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그가 김군을 처음 만난 것은 경산의 육군부대에서 근무했던 2000년. 당시 중학교에 다니던 두딸이 성락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모가 김군을 이곳에 맡긴 뒤 한번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딱한 사연을 듣고 친자식처럼 돌보기 시작했다. 뇌성마비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누워서 식사를 해야할 정도로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정 상사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이제는 유치원에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또 불을 끄거나 외출할 때 계속 울기만하는 대인기피증을 보이고 말을 전혀 못했으나 김군은 요즘 나들이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아빠, 엄마’라는 말도 한다. 정 상사는 16일 “고향을 갈 때도 항상 김군과 같이 다니는 등 가족처럼 생활해 왔다”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긴 하지만 이제는 밥도 앉아서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6년여동안 김군을 돌보면서 정이 흠뻑 들어 정 상사 가족들은 김군을 입양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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