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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리더 선택의 셈법

민주주의의 최대 장점 가운데 하나는 일정기간마다 국가지도자를 선택할 기회를 갖는다는 점이다. 싫건 좋건 잘하건 못하건 간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전제군주제와 비교하면 국가지도자에 대해 선택권을 갖는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그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먼저 후보를 낸 한나라당에 이어 여권인 통합신당을 비롯한 각 정당들의 경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대선 구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국민의 관심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지만 각당의 후보경선은 국민이 지도자를 선택할수 있는 범위를 설정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정치적 과정이었다.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1차 관문을 통과한 대선주자들은 앞으로 남은 두달동안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될 것이다. 윤곽 드러난 선택의 범위 선택권 덕분에 모처럼 우위에 서게 된 유권자들은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앞으로 선거전과는 상관없이 이미 마음을 정한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주자들이 내놓은 공약과 능력ㆍ자질 등을 비교 검토하고 상황변화 등을 봐가며 결정하려는 부류이다. 이른바 부동층이다. 각당의 대선주자들이 갑자기 나타난 신인들이 아니고 공약들도 대부분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미 마음을 정해 놓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유동적인 것이 민심이라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어느 부류에 속하건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기준은 각기 다를 것이다. 고질적인 지역주의 정서를 감안할 때 출신지가 가장 중요한 잣대일 가능성이 크지만 성숙한 유권자라면 국가지도자의 정치철학과 노선, 그리고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거의 동의할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그러한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느냐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고 귀중한 선택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국가발전이나 국민의 행복에 있어서 국가지도자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일본에 품질경영을 가르친 저명한 경영학자 데밍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94%는 시스템의 문제이며 그러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오직 최고경영자만이 할 수 있다며 최고경영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논리를 국가에 대입하면 곧 대통령의 역할론이 된다. 가정이나 작은 기업과 같은 조직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흥망도 리더에 의해 좌우되는 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리 실정에서는 거의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과 학습효과 발휘해야 그러고 보면 우리는 불과 한세대 남짓한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다양한 형태의 국가지도자를 경험했다. 수는 많지 않지만 리더십 원론에 나오는 대로 독재형에서부터 민주형에 이르기까지 매우 상이하고 독특한 스타일의 리더와 그에 상응하는 업적을 남기고 있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를 떠나 그때 그때의 시대적 상황에 따라 지도자의 유형도 변화해 온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대통령들의 뒤를 이을 선택을 놓고 고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결같이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잘살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정치풍토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해 보인다. 마치 파라다이스를 약속하는 듯한 현란한 공약과 약속들이 유권자의 눈과 귀를 마비시키려 든다. 헐뜯고 비방하는 흑색선전도 여전하다. 그러나 리더 선택에 있어서 적지않은 경험과 학습을 한 유권자들의 눈높이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고 시대상황도 변했다. 훌륭한 국가지도자를 선택하는 합리적인 잣대의 첫번째는 잘못한 선택의 부메랑을 두려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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