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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한국경제의 또다른 빅뱅

무한경쟁…시장의한 구조조정 스타트<br>세계 최고 美제품과의 경쟁서 지면 곧바로 퇴출<br>의료등 서비스 분야 대부분 개방 안돼 효과 반감<br>양극화 심화·美경제 동조화 확대등 부작용 경계를


2일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경제역사상 지난 94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가장 큰 폭의 개방이다. 정부는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FTA 체결이 한국경제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미FTA가 긍정적 효과 못지않게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조개혁과 제도 선진화의 실패, 업종별ㆍ계층별 양극화 가속화, 미국 경제와의 동조성 확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 전문가들은 “한미 FTA는 지금 첫발을 내디딘 셈”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기대 이상의 효과 나타날 것”=정부는 한미 FTA의 타결 수위가 당초 기대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교역증진과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투자확대, 생산성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특히 관세 하락으로 수입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이 확산돼 소비자들에게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소비자후생 증대효과가 있다는 수치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2005년 미국으로부터의 소비재 수입액이 총 8,916억원이고 이 제품들의 수입관세가 1,425억원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수입관세만큼의 이득은 발생할 것이라는 셈법이다. 여기에 관세 인하와 통관절차 간소화로 미국과의 교역이 증대되면 자동차와 섬유 등 대미 주력수출 품목을 비롯해 가전ㆍ전기, 가죽, 고무, 신발 등은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정부는 전망했다. 물론 곡물과 쇠고기 등 농축산물과 명태ㆍ민어 등 수산물 분야에서 개방일정이 장기 이행기간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점진적으로 시장이 개방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정부가 피해 부문 대책에서 농ㆍ축ㆍ수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집중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FTA 체결 이후 단기적으로 우리의 대미 수출이 54억달러(12.1%) 늘어나고 무역수지 흑자폭도 42억달러 늘 것으로 전망했었다. 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개방을 통해 우리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단기에 29억달러(0.42%), 중장기적으로 135억달러(1.99%) 증가하고 생산과 후생수준ㆍ고용 모두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 계기도 마련=한미 FTA의 또 다른 의의는 무한경쟁시장 진입이다. 정부 보호에 안주했던 저생산성ㆍ비효율적 분야는 국내로 유입되는 미국의 최고급 상품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 의해 구조조정이 촉진되는 현실 자체가 개방을 통해 얻는 가장 큰 수확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개방을 통한 수입 증가는 한국 산업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경쟁력 있는 분야로 재배치하는 구조조정 효과를 분명히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가 한국 경제주체들을 자극, 각 분야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시장이 개방되면 낮은 가격 덕분에 소비자들의 지출은 줄어드는 대신 저축이 늘어나기 때문에 생산적인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전반적으로 경제에 활력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서비스ㆍ의료ㆍ교육 등은 개방 안 돼=당초 정부는 한미 FTA가 고급 서비스 산업을 육성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기대했던 의료ㆍ교육ㆍ법률ㆍ컨설팅ㆍ회계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KIEP는 서비스 교역 장벽을 20% 감축하면 서비스 분야의 생산액은 7.1% (34조원) 늘어나고 고용은 3.9%(44만명)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통신ㆍ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 분야의 개방 확대가 이뤄지지 않아 이런 경제적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성장동력 확충 차원에서는 서비스 시장이 제대로 개방돼야 하는데 이번에 논의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그러나 다른 분야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의 지나친 비관세장벽 제거 등도 한국 측에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농업 분야의 개방폭도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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