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엄살이라고 야단만 치면 문제 못풀어"

"환자가 아프다고 하는데 의사가 엄살이라고 야단만 치면 문제해결이 어려워진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국제화로 대변되는 한국경제의 격변기(1998-2003)에 재계의 '입' 역할을 했던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13일 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오랜만에 쓴소리를 했다.

손 전 부회장은 평화방송 시사프로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에 대해 이같이 지적하고 "현장에있는 기업과 서민의 어려움을 귀담아듣고 해답을 진지하게 내놓는 그런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를 비롯한 최근의 경기부양책과 관련, "정부가 투자를 늘리기위해 금리를 낮춘다든지 소비를 늘리는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우리경제가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며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새뮤얼슨 교수가 말했듯이 경제란 나무는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전한 토양에서는 자라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투자나 소비가 늘지않는 것은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정부에 대한 '좌파정권' 표현에 대해서는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밖에서 보기엔 구체적 정책으로 나타나는 하나 하나의 이슈가 (시장경제와) 반대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들어 전경련이 배제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와 관련, "이 정부가 참여정부인 만큼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의 목소리도 함께 듣고 담아낼 수 있는 그런 정책을 펴주었으며 좋겠다"면서 "이는 전경련의 위상 문제라기 보다는 정책효율상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손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전경련 상임고문 자리를 내놓았으며 현재 한국 천주교평신도 사도직 협의회 회장과 울트라건설 상임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