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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2월 27일] 예순 다섯살 미만은 애라고?

“MB 앞에서 65세 미만은 다 애야.”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정치인은 이명박(MB) 대통령이 ‘측근들 중에 65세 미만은 다 애’로 보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환갑을 넘긴 어른들도 대통령의 눈에는 다 ‘애’로 보이니 청와대가 내세울 인물도 없고 키우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집권 2년차를 이끌어갈 이명박 정부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나마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55세로 가장 어리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8세로 50대는 둘 뿐이다. 나머지 각료들은 모두 60대 초ㆍ중반의 나이로 환갑을 다 훌쩍 넘겼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몇 살이고 티머시 가이트너가 몇 살이야, 이미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려니까 어디 그게 제대로 돌아가겠어.” 물론 나이 드신 분들이 무능력하다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지난 10년간 야당으로 있으면서 제대로 된 인물을 키우지 못했다는 자성의 소리는 어제도 오늘도 계속된다. 문제는 MB야 앞으로 4년 더하고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한나라당이 정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키워야 하는데 대통령 눈에 다 애들로 보이니 답답하다는 것이다. 조금 부족해보여도 역할을 줘서 키우고 국민들로 하여금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 2년차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로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국무회의에 취임 때 맺던 옥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함께 잘 살 수 있기를 기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일년이 후딱 지나갔다. 많은 국민들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경륜을 믿고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활짝 펴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취임 1주년을 맞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잘했다고 평가 받는 부분은 별로 없어 보인다. 너무 기대가 커서였을까. 한 나라를 경영하는 것과 기업의 그것은 분명 다르다. 기업은 51%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이익 추구를 위해 경영권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지만 국가 경영은 그렇지 않다. 비록 570만표 이상의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정권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경영권처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업 논리로 따지자면 51% 지분만 가지면 100% 다 가진 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치는 설령 51%의 지분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51%조차 다 행사할 수 없다. 당연히 기업의 논리에 충실한 대통령으로서는 여의도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72석이나 가진 거대 여당이 이 중차대한 시기에 법안 처리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믿음이 가지 않을 법도 하다. 그래서 더욱더 여의도 정치를 믿지 못하고 환갑도 안된 어른들을 애 취급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야당의 한 중진의원도 대통령은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업가 출신의 정치인 눈으로 볼 때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러한 과정이 비생산적인데다 소모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비록 치고받고 싸우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갈등을 풀고 합의를 도출해나가는 것인데 대통령은 그런 과정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과 청와대 간에도 마찰음이 거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지난 1년 동안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대통령에게 주문해왔다. 대통령 또한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왔지만 여전히 밖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대통령의 귀에다 되고 ‘아니되옵니다’ 혹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칠 수 있는 측근이 있겠느냐는 점이다. 지금 대통령 주변의 노회한 정치인들에게 제 목소리 내기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대통령이 ‘애’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때다. 어른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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