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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회생 문턱서 해외채권단에 발목

■ 쌍용차 회생계획안 부결<br>M&A 일정 지연·신차출시 차질등 불가피<br>법원 강제인가 가능해 파산 가능성은 적어

쌍용자동차가 해외채권단의 회생계획안 반대로 회생 문턱에서 발목을 잡혔다. 6일 서울지방법원 제4파산부에서 열린 관계인집회가 끝난 뒤 이유일(왼쪽),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이 착잡한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오고 있다. /신상순기자


회생 문턱에 들어섰던 쌍용자동차가 ‘복병’을 만났다. 쌍용차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들고 있는 해외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신속한 매각작업과 신차 출시에 착수하려던 쌍용차의 회생 스케줄에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쌍용차는 우선 해외채권단의 반대 이유를 파악한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의 강제인가가 가능하고 산업은행도 이를 요구하고 있어 해외채권단이 끝까지 반대 입장에서 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결국 변제조건을 다소 수정해 타협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외채권단, 변제조건 불만=씨티은행 등 해외채권단은 쌍용차가 발행한 CB 3,79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쌍용차 회생담보채권(9,200억여원)의 41.1%를 차지한다. 이들의 반대 사유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 산업은행이 이날 “담보채권자에 대한 현금 변제 이율이 3.5%(수정계획안에서 7%로 상향 조정)였을 때도 해외채권단은 반대였다”고 주장한 대목을 짚어보면 현금 변제조건에 대한 불만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쌍용차가 제시한 CB에 대한 변제조건은 ▦현금 변제 47% ▦출자전환 43% ▦면제 10%다. 현금은 5년 거치 후 5년 분할상환하고 이자율은 3%로 정해졌다. 쌍용차가 수정계획안에서 현금 변제조건을 채권단에 다소 유리하게 변경하기는 했지만 현금 변제 및 이자율 등은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채무 재조정 조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법원 강제인가 가능성은=법원은 이날 해외채권단의 반대로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부결된 후 ‘속행’이라는 제도로 쌍용차에 회생계획안을 재심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더 부여했다. 오는 12월11일 쌍용차 관계인집회가 다시 열려 회생계획안의 승인 여부를 의결하게 된다 쌍용차는 이 기간에 회생채권에 대한 변제조건 등을 다시 수정하는 한편 해외채권단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차 관계인집회에서 해외채권단이 끝까지 반대를 주장하더라도 쌍용차가 파산으로 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률적으로 회생채권자의 3분2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법원이 회생계획안에 대한 강제인가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산업은행은 강력히 법원의 강제인가를 요구했다. 쌍용차 파산이 어렵다면 굳이 한 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해외채권단을 대리하고 있는 시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표결 직후 “쌍용차의 회생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며 수정안을 요구하고 있어 속행 기일을 잡는 것이 좋겠다”며 수정안이 나오면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도 “담보권자와 주주 및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제4회 회생관계인집회를 통해 한 번 더 회생계획안을 수정하고 재심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며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인수합병(M&A) 일정 지연 등 타격 불가피=결국 쌍용차는 앞으로 한 달 동안 해외채권단과 접점을 찾아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 절차를 거치거나 법원의 직권으로 생존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회생계획안 인가 보류는 하루가 급한 쌍용차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인가 직후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인수자 물색에 나설 계획이었다. 또 C200 등 신차 출시로 매출 확대도 기대했다. 이 모든 계획들의 지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경쟁업체들의 신차가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늦어지는 신차 출시는 경쟁력을 회복할 기회를 상실하는 것과 같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대외적인 이미지가 조금씩 개선돼 가는 과정에서 발목을 잡혔다”며 “M&A도 늦어지고 모든 일정을 홀딩할 수밖에 없는 쌍용차로서는 심각한 타격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채권자ㆍ주주 등 수백명이 참석했으며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이 회생계획 주요 내용에 대해 보고한 뒤 삼일회계법인이 계획안 수행 가능성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순으로 이어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77일간의 파업 이후 계속기업가치가 318억원 감소했지만 청산가치(9,560억원)보다 높은 1조2,958억원으로 산출됐다”며 “따라서 경제적 측면에서 회사를 존속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회생계획안은 올해 1,000억원을 추가로 차입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그 실현 여부가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수행 가능성은 추가차입을 전제로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앞서 쌍용차는 지난 5일 일부 채권에 대한 이율을 높이고 변제시기를 앞당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수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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