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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폐허로 변한 시가지엔 비명만… 사망자 4500명 넘을 수도

■ 네팔 80년來 최악 강진


맨손으로 잔해 들어내며 구조 전력… 여진 공포에 생존자 거리서 밤새워
유네스코 문화유산 다수 붕괴

히말라야 고산 곳곳서도 눈사태… 구글 고위 임원 트레킹 중 숨져

美, 초기 구호자금 100만弗 지원… 전세계 도움의 손길 잇달아


"카트만두 일부 지역은 완전히 붕괴됐습니다. 50여명이 묵고 있던 호텔은 완전히 무너졌고 친구들과 함께 건물 파편 사이로 할머니와 품에 안긴 아이를 꺼냈지만 이미 죽은 상태였어요. 병원도 마비됐고 지원이 절실합니다." (산데시 카지 시레스사, 카트만두 주민)

"오늘 밤 길거리에서 밤을 새워야 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에게 감사합니다." (사지야 구룽, 카트만두 주민)

지난 25일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휩쓸고 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 오후 현재 사망자는 1,800여명을 넘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카트만두 시내는 마치 수차례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했다. 건물들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됐고 도로는 두 동강이 났다. 부상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거리는 사람들의 비명과 구급차 소리로 혼란에 빠졌다. 카트만두 시내 노빅 국제병원도 임시병동으로 변했다. 매트리스가 깔린 병원 주차장은 수백명의 환자가 금세 들어찼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너진 건물에 그대로 매장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구조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 보니 주민들은 쇠 지렛대 등 도구를 이용하거나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들어내며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진 당시 대피하지 못해 그대로 건물에 깔린 채 생명을 잃은 사람도 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카트만두에 체류하고 있던 미국 툴레인대 의대 외과의 디트릭 헤닝스씨는 "건물 더미 등에 끼여 팔다리가 복합골절된 부상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를 포함해 6,5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네팔 정부는 앞으로 인명피해가 점점 더 늘어 사망자만도 4,500여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바탕 지진이 지나갔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강진 발생 이후 8시간이 넘도록 규모 6.6 등 모두 65차례의 여진이 있었으며 주민들은 여진에 대한 두려움으로 길거리에서 밤을 새웠다. 플라스틱 자리나 상자를 깔고 누웠고 추위를 몰아내고자 불을 피우기도 했다. 끼니는 주로 즉석 라면이나 과자로 때우는 실정이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며 "음식과 옷·의약품이 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트만두 인근 문화유적들도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파탄 두르바르 광장,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보다나트 스투파 등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크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특히 1832년에 세워진 62m 높이의 카트만두 '랜드마크'인 다라하라(빔센) 타워가 완전히 무너져 이곳에서만도 1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은 히말라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진 충격으로 에베레스트 등 히말라야 고산 곳곳에서 대규모 눈사태가 발생, 외국인 등산객을 포함해 최소한 10명이 사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와중에 구글 고위임원인 댄 프레딘버그 이사도 에베레스트 트래킹 중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등반객들이 많아 사상자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등산가인 알렉스 카빈은 트위터를 통해 "(에베레스트산에서 서쪽으로 8㎞ 정도 떨어진) 푸모리산에서 거대한 눈사태가 나 텐트에서 급하게 빠져나왔다"며 "아직 많은 사람이 산 위에 있다"고 말했다.

네팔 정부의 긴급지원 호소에 따라 전 세계도 도움을 손길을 뻗치고 있다. 한국 정부가 26일 서둘러 긴급 구호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긴급구호팀 파견을 결정했으며 초기 구호자금으로 100만달러를 보낼 방침이다. 일본은 즉각 재난지원 용의를 표명하는 위로전문을 보냈고 국제긴급원조대의 구조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지진으로 최소 8명의 국민을 잃은 중국도 구조대와 설비를 급파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유럽연합(EU)과 독일·스페인·프랑스·노르웨이·러시아·이스라엘·멕시코·모나코 등도 지원을 약속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비상이 걸렸다. 전화 불통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로 가족과 지인 등의 안부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현지 긴급구호 상황 등도 SNS를 통해 활발하게 전해지고 있다. 회사 임원을 잃은 구글은 지진으로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끊긴 이들을 돕기 위해 온라인 사람 찾기 서비스를 가동하기로 했다. 또 구글 지도에 나타나는 네팔 각 지역의 위성사진을 갱신해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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