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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전문가들 진단] 경기 최악 벗어났지만 회복길 멀어
입력2003-08-22 00:00:00
수정
2003.08.22 00:00:00
정문재 기자
“칠흑 같은 어둠은 걷혔다. 하지만 날이 밝으려면 아직 멀었다.”
전문가들의 경기 진단 및 전망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다소 호전될 수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전문가는 일단 2분기를 전환점으로 국내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빠져 나온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올 상반기는 가계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이라크 전쟁, 북핵문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악재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며 “일단 미국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경제 지표상으로는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부터 성장률은 다소 높아질 것=경제전문가들은 일단 3분기부터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나 투자회복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지만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올 2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당초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2.4%로 나타났고, 3분기에도 3% 이상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미국 경기가 이처럼 회복되면 우리의 수출도 늘어 국내 경기도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성장률만을 놓고 보면 3분기가 2분기 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며 “국내경기는 3분기에 바닥을 찍고 서서히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당분간 성장을 주도=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수출이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부원장은 “지금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수출뿐”이라며 “올 하반기는 수출이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경제전문가들은 일단 수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 전무는 “당분간 수출이 경기를 이끌고 나가면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상무도 “북핵문제, 노사분규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해외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성장률이 다소 높아진다고 해도 당분간은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우선 소비와 투자가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무는 “가계부채 및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 소비가 늘어나기 어려운 데다 기업의 투자의욕이 크게 낮아져 투자회복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정 전무는 “수출호조를 배경으로 3분기부터 성장률이 다소 나아진다고 해도 그것을 경기회복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 상무는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여야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면서 소비 및 투자회복도 가능하다”며 “내년 하반기에나 소비 및 투자 증가에 힘입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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