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CEO in 마켓] 사와카미 아쓰토 사와카미투자신탁 회장

아베노믹스 부작용 곧 나타날 것<br>금리 올리면 채권가격 떨어져<br>어려운 기업 잇달아 생길 우려<br>저평가주 장기투자 뚝심 결실<br>기관 자금·펀드 판매채널 없이<br>수탁액 14년만에 200배 늘어



"아베노믹스의 마이너스 효과(부작용)는 불가피합니다."

일본 가치투자의 대가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67ㆍ사진) 사와카미투자신탁 회장이 아베노믹스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운용보고대회 참석차 방한한 사와카미 회장은 15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베노믹스는 분명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며 "운 좋게 지금은 아베노믹스의 긍정적인 부분이 부각돼 일본 증시가 상승하고 기업들도 환호하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마이너스에 해당하는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와카미 회장은 일본 투자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계 투자신탁회사이자 펀드 직접판매 회사를 세운 사와카미 대표는 본인의 이름을 딴 '사와카미 펀드'로 일본 열도에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저평가 가치주에 장기투자하는 사와카미 적립식 펀드는 '기관 자금은 일체 받지 않고 샐러리맨의 자금만 받는다' '증권사 등 판매채널 없이 스스로 펀드를 직판한다' '펀드 수를 늘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외형 성장에 필수인 기관 자금과 펀드 판매 채널을 과감히 거부한, 시장과 동떨어진(?) 원칙 탓에 이 펀드는 16억엔이라는 조촐한 규모로 출발, 설정 초반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사와카미 회장은 시장의 흐름과 반대된 시도를 '외로운 싸움'으로 표현했다. 그는 "기관자금 없이 하나의 펀드만 운용하면서 처음 10년간은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사비를 털어가며 적자 규모를 줄이는 눈물겨운 노력도 있었다"며 "그러나 장기투자에 대한 자신이 있었고 운용 성과가 좋으면 투자자가 자연스레 몰릴 것이라는 뚝심 하나로 원칙을 지켰다"고 회상했다. 뚝심의 결과는 대단했다. 판매처 하나 없이 그저 입소문 하나로 펀드 순자산이 14년 만에 3,100억엔으로 20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사와카미 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에 '핫이슈'인 아베노믹스에 대해 "언젠간 후폭풍이 올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 속에 일본 증시가 상승하고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지만 빛 뒤에 숨은 그림자도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이야기다.



그는 "운이 좋아 지금은 정책의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되고 있지만 부작용은 반드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초저금리 정책 속에 금리를 올려야 할 시점이 도래할 것이고 이 경우 국채 가격 하락으로 곤란해지는 기업이나 산업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베노믹스 등 글로벌 투자환경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와카미 회장은 "정치ㆍ경제ㆍ경기 등은 중요한 관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기업을 연구해 장기간 투자하려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3~4년간 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 모델을 구축했는데 향후 2~3년 내에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며 "이들 기업이 삼성전자 독무대인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사와카미 펀드의 투자 종목 153개 중 70% 이상이 일본의 글로벌 기업이다. 최근 포트폴리오를 보면 도요타자동차 비중이 5.87%로 가장 높고 브리지스톤(4.49%), 미쓰비씨중공업(3.05%), 덴소(2.57%) 등의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국내(일본)에 남은 기업들 중에서는 부품ㆍ소재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화학산업은 부품ㆍ소재처럼 시장 규모가 커지지는 않겠지만 마진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비중(20~30%)을 다른 기관(9% 이내)보다 높게 가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종목 투자를 '기업 응원'으로 표현하는 사와카미 회장은 "흔히 주식투자를 위험상품으로 생각하지만 내가 응원하고 싶은 기업 주식을 보유해 장기간 가져가는 것만큼 안전한 투자도 없다"며 "소수펀드로 투자원칙을 꾸준히 지키며 성과를 내는 운용사들이 늘어나 장기투자라는 관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