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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환율놓고 연일 비방전 왜?

양국 모두 수출 주도형 경제… 선거 앞둬 가시적 성과 절실<br>G20 회의서 갈등 최고조 달할 듯

일본과 독일이 환율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상호 비방전과 집중포화를 퍼붓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며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간혹 볼 수 있지만 두 나라의 격돌은 정면충돌에 가까운 탓이다. 현재 독일은 재무장관, 여당의 최고 의원에 이어 전ㆍ현직 분데스방크 총재들까지 총출동해 일본의 환율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일본 역시 발끈해 독일의 유로화 수혜를 거론하며 역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는 양국이 모두 환율에 민감한 수출 주도형 경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가시적 경제성과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양국의 갈등은 다음달로 예정된 주요20개국(G20) 회의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정ㆍ재생상은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유로존의 고정환율시스템 덕분에 수출에서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국가"라며 "독일은 일본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21일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이례적으로' 일본의 환율정책을 공개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다.

하지만 독일을 향한 일본의 총구에서 연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독일이 또다시 일본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바이트만 총재에게서 총을 넘겨받은 인물은 전 분데스방크 총재인 악셀 베버 UBS 회장으로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일본은행(BOJ)의 막대한 양적완화정책과 이와 유사한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을 언급하며 "위험한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독일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엔저 상황이 우려스럽다" 정도로만 발언하는 등 일본의 환율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엔저에 따른 유로화 가치 상승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화 강세로 인해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는 유로존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후 유로화 가치는 엔화 대비 14%나 올랐다. 유로화 가치가 10% 상승할 때마다 6개월 후 기준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0.8%포인트 깎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엔저 상황은 유로존 경제 1위국, 독일에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4.1%의 성장세를 보였던 독일 수출은 올해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엔저로 인한 유로화 가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메르켈 정부는 엔저로 독일 경제가 삐걱댈 경우 민심을 잃고 선거에서 패배할 수 도 있어 환율 상황에 어느 때보다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독일의 맹공에 일본도 반격 외에는 길이 없어 양국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베 정부 역시 7월 참의원선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경제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엔저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BOJ에 대한 강력한 압박 등을 통해 엔저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 같은 양국의 갈등은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의 재무통인 미카엘 마이스터 의원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독일이 G20 회의에서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다른 회원국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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