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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확대 카드 효과 있을까

"당장 집값 잡기엔 한계 장기적 안정 효과 기대"<br>"안정세 땅값에 부채질 가능성" 지적도


건설교통부가 23일 전격적으로 분당 신도시 규모의 추가 신도시 건설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최근의 시장 상황이 정부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3ㆍ30 대책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정책이 ‘레임덕 현상’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세수요 급증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까지 급등하는 등 서민주거 안정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 재건축 억제, 양도세ㆍ종합부동산세 중과세 등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정부로서는 ‘대규모 공급확대’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교부의 신도시 추가 건설방침 발표는 더이상 규제 일변도의 대책으로는 집값을 잡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0년대 말 ‘5기 신도시 개발’식의 양적 확대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며 재건축규제 강화, 보유ㆍ양도세 중과세 등 참여정부의 잇따른 새로운 부동산시장 접근방식이 상당 부분 실패로 귀결됐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건교부의 이번 발표는 참여정부의 2기 신도시 개발계획과 맞먹는 규모의 공급확대책이다. 건교부가 굳이 신도시 규모를 ‘분당급’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공급확대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 신도시 확대, 미니신도시의 중단 없는 신규공급 등으로 양적ㆍ질적인 공급확대를 천명한 것도 향후 정부 부동산정책에서 ‘공급확대’에 상당히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한달이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집값안정대책이 나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특히 정부 대책의 완결편인 8ㆍ31과 3ㆍ30 대책마저 뛰는 집값을 잡지 못한 것이 추가 신도시 공급확대를 서두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공급확대책이 ‘단기’보다는 ‘중장기’ 효과가 더 크다는 반응이다. 지구지정에서 분양까지 적어도 3~4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러야 오는 2010년께나 분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공급 중이거나 공급 계획인 2기 신도시에 추가로 대규모 신도시 공급이 이뤄질 경우 어느 정도 집값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주택공급총량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대책”이라면서도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금 뛰고 있는 집값을 당장 끌어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고종완 RE멤버스 소장은 “공급확대가 집값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시기적으로 공급을 최대한 앞당기고 실질적으로 서울의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도 “신도시 추가 공급의 효과 여부는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강남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신도시를 만들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공급확대계획이 자칫 그나마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땅값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일부에서는 정부가 대규모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한 후 정책효과보다는 ‘개발 후보지가 어디일까’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이밖에 민간택지 확보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계획관리지역’의 개발밀도를 높여주겠다는 방안 역시 수도권 일대 땅값을 들썩이게 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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