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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살아나나]회복의 신호
입력2001-11-21 00:00:00
수정
2001.11.21 00:00:00
"얼어붙은 내수살리자" GM 무이자할부 승부수지난 80년대 미국이 불황에 빠졌을 때 "제너럴 모터스(GM)의 이익이 곧 미국의 이익"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미국은 경제 회복의 수단으로 산업연관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을 부양할 필요성을 절감, 일본에 통상압력을 가하고, 크라이슬러에 구제금융을 주며, 달러 절하를 유도했다.
20년후 또다시 불경기를 맞아 이번에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GM이 나섰다. GM은 9ㆍ11 테러사건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자 내수를 살리기 위해 무이자 할부라는 카드를 던졌다.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도 디트로이트를 찾아 자동차회사들의 협력을 부탁했다.
올들어 10차례에 걸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와 연방정부의 세금 환급조치에도 불구, 가라앉기만 하던 미국 경제가 GM의 승부수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무려 22% 증가함으로써 전체 소매판매를 7.1% 증가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GM의 전략은 비록 단기적이지만,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를 자극, 경기 급강하를 저지하고 꺼져가는 회복의 불씨를 살리는데 일단 성공한 셈이다.
소비가 유지되면 순차적으로 FRB의 금리인하와 연방정부의 경기촉진 패키지가 효과를 내고, 내년 중반부터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낙관적 가설이 최근 뉴욕 월가를 지배하게 한 계기를 자동차 메이커들이 제공한 것이다.
◆ 회복의 신호
지난 12일 아프간 반군이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는 반가운 뉴스와 동시에 미국 경제에 밝은 신호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테러 직후 외출을 삼가던 미국인들이 한달후에 쇼핑몰을 다시 찾는다는 통계수치가 나왔다.
게다가 그동안 인력과 설비ㆍ재고를 감축을 꺼리던 기업들이 테러를 계기로 과잉 설비와 인력을 과감하게 도려냄으로써 산업부분의 거품이 가라앉고 있다는 증거들도 산업재고 및 고용 통계에서 나타났다.
뉴욕소재 민간 경제연구소 컨퍼런스 보드는 3~6개월 후의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10월에 109.4로 9월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두달째 하락하던 선행지수가 10월엔 9월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 연구소는 고용과 주택부문에서 부진하지만, 주가, 공장주문, 통화공급, 금리, 소매실적등에서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시간대가 조사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3.5로 10월의 82.7보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테러 이후 얼어붙던 소비 마인드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 통계 착시의 가능성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거시 통계들이 기대이상으로 좋게 나오자 통계 착시 현상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초유의 재앙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두달 사이의 통계가 급락과 급등하는 현상을 정상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의 경우도 내년 물량을 연말에 앞당겨 판 것에 불과하며,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당 2,000 달러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므로 수익악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11월과 12월의 통계를 보고 경기 회복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과 탄저병 확산, 전국적인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소비활동과 산업생산의 저류에서 큰 힘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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