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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2005년 미국경제 전망

손성원 웰스파고은행 부행장

내수부진에 시달리는 한국으로서는 내년에도 수출이 경제성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2대 수출시장은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경제가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아주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낙관론자들은 미국경제에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인 침체를 보이는 이른바 ‘소프트 패치’는 확실히 끝났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대선을 전후로 제기된 테러위협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유가는 떨어지고 있고 중동지역 정세도 안정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미국경제가 고유가 및 금리인상의 충격을 극복하고 내년에는 4%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경제가 성장을 지속하더라도 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된다. 에너지가격 상승과 금리인상이 소비 및 투자 증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해 중반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고 이런 금융긴축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연방기금금리가 사상 최저인 1%였을 때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인 평균치에 근접했다. 금리가 더 오른다면 성장률은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 금리인상이 내년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금리인상은 주택시장을 냉각시킬 공산이 크다. 지난 2001년 이후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주택가격은 매년 평균 7%나 올랐다. 집값 상승은 이른바 ‘자산효과’를 일으켜 소비지출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집값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소비는 약 4~7센트 늘어난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줄어들거나 시들해지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금리인상은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몇 년간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 데는 파격적인 수준의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금리인상으로 이런 인센티브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내년도 소비지출에서 자동차 판매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저축은 늘어난다. 가계 부문의 저축률은 올해 1% 밑으로 추락했다. 이는 90년대 초반의 7%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단기금리가 오르면 저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둔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내년도 경기전망에서 또 다른 악재로 꼽히는 것은 바로 에너지가격 상승이다. 에너지가격 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약 1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유가상승에 따른 충격은 오는 2005년 내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유가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을 꺼릴 수밖에 없다. 재고를 늘리는 데 신중을 기하게 되고 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설비가동률도 낮아질 것이다. 고동시장 동향도 불안요인이다. 각종 고용지표는 올해 하반기 내내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신규 일자리가 소수 기업에만 집중적으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고용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미국경제는 내년에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경제는 올해 3.7%, 내년에는 최소한 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에너지가격 인상과 금리상승에 따른 충격이 현실화될 것이다. 유가가 배럴당 35달러에 달하고 금리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3.9%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면 이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 아래서는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기를 지나치게 밝게 보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미국경제는 내년에도 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따라서 미국경제는 내년에도 한국경제의 든든한 받침대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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