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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열정 일깨워주는 유쾌한 감동 드라마

[리뷰 연극] '이기동체육관'


4전 5기의 신화 홍수환, 39전 38승 1패를 자랑하는 유명우…7080세대에게 이들의 이름은 단순한 권투 챔피언이 아니다. 고단한 삶 속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기쁨과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안겨준 '살아가는 이유'와 동의어였다. 하지만 골프나 수영, 피겨 스케이트 같은 스포츠가 인기인 요즘 젊은이들에게 권투는 생소한스포츠다. 그래서 디지털 세대에겐 낯선 권투를 소재로 한 연극이 무대에 오른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소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의 무대는 오래된 권투장이다. 어느 날 갑자기 권투를 하고 싶다며 체육관을 찾아온 엉뚱한 청년 이기동(김수로)과 어릴 적부터 그의 영웅이었지만 지금은 권투뿐아니라 인생 전체를 포기해버린 관장 이기동(김정호)이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감동 드라마다. 당장이라도 코를 찌를 듯한 땀냄새가 연상되는 무대에서 인물들은 진짜 땀을 흘린다. 특히 관장과 딸의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어둑해진 무대에 차분하면서도 힘찬 사운드를 배경으로 배우들은 트레이닝 복장을 한 채 각자 자리를 잡는다. 희미한 조명 사이로 드러나는 배우들의 실루엣. 순간 모든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집단 권투 연습장면을 연출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스포츠의 힘이 객석으로도 전해진다. 2009년 대학로에서 초연된 이후 권투라는 신선한 소재로 호평 받은 이 작품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무대다. 김정호, 차명욱, 강지원, 신문성 등 초연 때부터 함께 해온 배우들의 연기는 한층 더 무르익었으며 새로 가세한 김수로와 솔비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유행이 지나간 한 물 간 스포츠, 과거 한 때 모두의 응어리를 일시적으로나마 해소시켜줬던 추억의 스포츠인 권투를 통해 우리 마음 속 어딘가에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확인하고 싶은 열정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손효원 연출은 말한다. 디지털 시대 속도전에 지칠 때 만나면 진가를 발휘할 것 같은 작품이다. 2월 26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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