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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에 대비해야
입력2003-07-13 00:00:00
수정
2003.07.13 00:00:00
한동수 기자
원화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현재 달러당 1,178원 수준인 원화 환율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의 1,258원에 비하면 6.3%가 절상됐다. 지난 달 19일 1,200원 선이 깨진 이후, 1,190원, 1,180원 선이 연거푸 깨졌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 중에는 원화의 대 달러 환율이 연말께 1,1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곳이 많다.
이 같은 원화환율의 하락은 미국의 경기활성화를 위해 금리인하 등 약(弱)달러 정책을 쓰고 있는데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매수가 늘면서 달러화 공급이 늘어난 데 주원인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와 유럽연합의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에 공통적인 현상으로 해당 국가들은 적정환율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화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위해 금리인하 등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조치를 단행하는가 하면 외평채 발행을 통해 시장에 개입한다. 그 결과 올해 외평채 발행 한도액 5조원 중 상반기에 4조2,000억원어치를 발행, 남아있는 한도액이 8,000억원에 불과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율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적정환율을 1,220원으로 잡고 있다. 원화가치가 1,150원으로 10%가량 절상될 경우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이 1.7%포인트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유럽 쪽에서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독일의 입장이 가장 다급해, 슈뢰더 총리가 유로화의 가치상승을 막기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개입을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일본의 경우 현재 달러 당 117엔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채산성의 마지노 선인 달러당 114엔을 방어하기 위해 올들어서만도 일본정부는 6조엔을 시장에 공급했다.
특히 우리로선 유로화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EU 15개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전망치는 지난해 대비 14.3% 늘어난 248억 달러로 수출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유로화의 환율추이는 우리나라의 유럽지역 수출은 수출전략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국 통화간에는 현재 환율전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경기호전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마당에 환율방어의 시기를 놓쳐 한국경제의 유일한 희망인 수출마저 악화된다면 경제회생은 기대할 수 없다. 정책당국의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최형욱,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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