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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디 아더스
입력2002-01-08 00:00:00
수정
2002.01.08 00:00:00
보이지 않는것의 두려움 공포 더해뮤지컬영화'물랑루즈'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후보에 오르고 지난해 말 미국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로부터 '올해의 엔터테이너 12'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니콜 키드먼의 성숙한 연기력을 만날 수 있는 공포영화'디 아더스'(The Othersㆍ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11일 개봉된다.
지난해 8월 베니스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여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데 이어 9ㆍ11 테러의 충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관객을 꾸준히 불러모은 화제작이다.
무대는 2차대전의 포연이 채 가시지 않은 1945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놓인 채널제도의 저지섬. 외딴 빅토리아식 저택에는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독실한 천주교도 그레이스가 어린 남매와 함께 살고 있다. 하인들이 갑자기 집을 떠나 새로운 사람을 찾던 중 전에 이곳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세 명이 집에 들어온다.
그레이스는 이들에게 두 아이가 햇빛에 노출되면 물집이 생기고 목숨까지 위험해진다고 말하며 커튼을 항상 쳐놓고 문을 연 뒤에는 반드시 열쇠로 잠글 것을 당부한다.
그런데 이들의 출현과 함께 괴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피아노가 갑자기 연주된다. 딸 앤은 남자 아이와 할머니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레이스는 딸에게 성경 구절을 외며 악마의 유혹을 떨치라고 다그치지만 자신도 의문의 사건에 맞닥뜨리면서 혼란에 빠진다.
영화무대는 늘 안개로 덮여있고 베일에 싸인 듯한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낡고 음산한 대저택에 출연배우 6명이 2시간을 이끌어간다. 특수효과를 동원한 피 칠갑도 찾아볼 수 없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꾸며낸 엽기적장면도 전혀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늘한 공포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대단하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움을 안겨준다는 이치를 감독이 이미 깨달은 듯하다.
음산하고도 슬픈, 하지만 때론 숨막히는 듯한 비트의 영화음악은 이야기의 긴장감이 더해질수록 오히려 나른해지면서 역설적인 느낌을 안겨준다. 효과음또한 여느 공포영화와 다르다. 문이 닫힐 때, 마루가 삐걱거릴 때 등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소리 대신, 괴성을 지르는 여자의 목소리, 또는 음산하게 퍼지는 피아노 연주 등 섬뜩한 효과음으로 대치, 관객의 예측을 뒤엎는다.
알레한드로감독은 20대 스페인 신예로 '떼시스'와 '오픈 유어 아이즈'를 통해 나이답지 않게 인간심리를 세심하게 읽어내는 비범한 능력을 과시했다는 평단의 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영화를 즐기는 비결은 사건의 전모를 눈치채는 순간 갑자기 영화가 시시하게 여겨질 수도 있으니 치밀한 추리력을 동원하지 말고 줄거리의 흐름에 눈과 귀를 그냥 맡기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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