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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자] 마음 닫았던 아이들 웃음 되찾았어요

■ 차의과대-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미술치유 효과<br>스트레스 다루는 법 등 배워 대인관계 원만·자신감 회복

"오늘 끝나고 영화보러 갈래?" "선생님, 다음에 또 언제 오세요?" "야, 몸 기대지 좀 마." "너무 더워요. 에어컨 안 나와요?"

빗줄기가 멈추고 햇살이 비쳤던 지난 19일 오후 서울의 A중학교 위클래스 교실. 임상미술치료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와 웃음으로 교실 안은 왁자지껄했다. 이들은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들.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치는 해맑은 모습에서 '이들이 과연 자살을 생각했던 아이들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퍼니콘 공작' 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숨을 죽이고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퍼니콘은 조랭이떡 모양의 재료를 이어 붙여 원하는 조형물을 만드는 교구다.

오늘의 주제는 희망나무 만들기. 톡톡 튀는 감성을 담은 작품들이 속속 완성됐다. 야자수 모양의 나무에 다이빙대를 설치한 작품도 있었고 솜사탕 모양의 나무에 '용돈 인상'이라는 희망사항을 적어낸 학생도 있었다.

이날은 3개월 간 12회에 걸쳐 진행된 미술치료 수업의 마지막 날. 2시간가량 이어진 수업이 끝나자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덟 명의 학생 대부분은 "다음에도 꼭 다시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치료 전에는 매사에 의욕이 없었는데 지금은 웃음이 많아졌다"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준 치료사 선생님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차의과대학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해부터 자살 고위험군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활동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임상미술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수업을 받은 학생 50명의 뇌파ㆍ타액 등을 검사해본 결과 우울도와 자살 생각, 자기조절지수 등이 치료 전후 크게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도 서울 지역 5개 중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강수지 임상미술치료사는 "처음에는 서로 말도 거의 안 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띄게 밝아졌다"며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들이 미술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마음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대인 관계에 대한 자신감도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중학교 위클래스에 근무하는 최모 상담교사는 "미술치료가 각자가 가진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스트레스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자존감을 회복하게 해주는 데 큰 효과가 있다"며 "자살 등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각급학교에서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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