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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公 업무독점 "시장형성 방해"

자산公 업무독점 "시장형성 방해" 부실채권 매입가 높아 시장가격 반영못해 정재룡(鄭在龍)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지난주 뉴욕을 거쳐 체코 프라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국제 금융시장을 돌며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한 부실채권을 매각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 鄭사장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빨리 처분하지 않으면 금융구조조정은 요원하다』며 20조원의 공적자금을 쓴 정부기관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 개발 노력이 부족했고 정리실적이 부진해 금융구조조정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부실채권 처리업무의 독점에 따른 관료주의 체질에다 금융구조조정을 빌미로 인원을 늘리면서 자산관리공사가 오히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부실채권 정리실적=자산관리공사는 외환위기 이후인 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모두 29조2,208억원을 투입, 74조5,899억원의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매입자금은 공적자금에서 20조5,000억원 산업은행 융자금 5,000억원 금융기관 출연금 5,734억원 등으로 21조5,734억원을 조성했고 나머지는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회수금으로 충당했다. 지난 4월 말 현재 자산관리공사는 국제입찰, 유동화증권(ABS) 발행, 법원 경매 및 공매, 개별 매각을 통해 24조5,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이같은 실적은 또다른 금융구조조정 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전혀 실적을 내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산관리공사가 정리한 부실채권 가운데 절반 이상을 환매해제함으로써 실제 정리한 금액은 11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전체 부실채권 매입액 74조6,000억달러의 15%에 머물러 그동안 금융위기를 겪은 국가들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그 결과 그동안 금융구조조정은 금융기관의 부실을 자산관리공사에 떠넘겨놓은 상태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멕시코·스웨덴 등 금융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우 위기 발발 후 1년 내에 부실채권의 50% 이상의 정리실적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90년대 초 저축대부조합(S&L) 위기시 정리신탁공사(RTC)를 설립, 1년만에 정리대상 채권의 47%를 정리했으며 스웨덴의 경우 3년만에 부실채권 정리를 마무리했다. ◇문제점=부실채권 정리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우선 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 정리업무를 독점함으로써 고위험 채권에 대한 시장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부실채권 가격은 시장가격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실채권은 정상채권과 달리 낮은 가격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채권회수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고위험에 따른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시장원리상 정상적이다. 따라서 부실채권 정리기관이 정상거래 이하의 싼 가격을 불러 수요자군을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 매입가격은 금융위기 이전 정상적인 시기의 3년간 가격의 평균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후반부터 최근의 시장가격을 반영하도록 했으나 공사의 매입가격 자체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정부가 헐값논쟁과 국부 해외유출 논쟁에 시달리면서 부실채권 매각가격을 고가로 부르도록 종용한 것도 자산관리공사가 시장가격을 외면한 이유가 된다. 정부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가운데 절반을 자산관리공사에 맡기고 나머지 절반을 금융기관 스스로 처분하도록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기관인 자산관리공사가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부실채권 매각도 어려워졌다.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를 위해 설립된 자산관리공사가 오히려 국내 금융산업의 부실자산 정리시장의 형성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안=전문가들은 부실채권에 대한 자산관리공사의 독점을 해제하고 부실채권 정리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자산정리은행(Bad Bank) 금융자산관리신탁(ATM)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자산정리은행은 금융기관의 자산을 우량자산과 부실자산으로 나눠 우량자산 및 예금은 은행에서 계속 영업하도록 하고 부실자산을 전담해 매각, 정리하는 기관이다. CRC 및 CRT는 부실기업을 인수, 부실자산을 털어내 회생가능한 기업으로 전환하게 함으로써 은행과 기업의 건전성을 높이는 회사를 의미한다. 온종훈기자 입력시간 2000/10/02 17: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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