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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뒤에서] 자선공연에 자선이 없다?
입력2001-05-23 00:00:00
수정
2001.05.23 00:00:00
[무대뒤에서]자선공연에 자선이 없다?
가정의 5월과 세밑인 12월. 따뜻한 봄과 추운 겨울임에도 공연계엔 공통점이 하나 생긴다. 어느 때 보다도 소년소녀 가장 등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선공연이 늘어난다는 점이 그것이다.
언뜻 보면 참 아름다운 현상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자선공연을 바라보는 공연계의 시각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중견성악가 A씨는 '몇 년 전부터 자선'자가 붙은 공연엔 절대 출연치 않는다'고 귀뜸한다. 또 자선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임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열리는 행사도 종종 생긴다.
자선 공연은 수익금의 일정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수익금의 얼마가 자선 단체에 쓰이는 지 확인할 길은 실상 없다.
자선금을 받아들이는 단체에서도 이를 일일이 살필 리 없고 수익금의 어느 정도를 자선단체에 기증하겠다고 미리 밝히는 공연도 실상 많지 않다.
즉 자선을 빌미로 이익을 챙기는 공연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런 일이 실지 일어난다는 게 공연인들의 주장이다.
'자선공연일 경우 출연료를 늘 사양해 왔지만 속내를 알고 난 이후엔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음악가들의 속내를 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19년째 자선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 단체는 '투명한 수익처의 공개'가 공연 지속의 열쇠라고 말한다. 자선이 없는 자선공연. 이제는 사라질 때도 된 추악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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