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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투신,'私財출자 힘겨루기' 장기전
입력2000-05-03 00:00:00
수정
2000.05.03 00:00:00
연성주 기자
정부가 3일 현대투신 정상화를 위해 현대측에 1조2,000억원을 책임지도록 공식적으로 요구했으나 현대측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현대는 이날 정몽헌(鄭夢憲)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사재출자는 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4일 예정이던 현대투신 정상화대책은 발표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현대가 사재출자 카드를 숨긴 채 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지원방안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어 현대가 극적으로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현대 대책 발표 왜 늦어지나=현대는 총수의 사재출자를 제외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했으나 정부가 사재출자를 포함시키도록 강하게 밀어붙이자 발표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했으나 정부와 조율이 안돼 발표를 못하고 있다』며 『늦어도 이번주 내로 발표해야 하지만 4일 중 발표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대가 정부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시간벌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재출자 안 하나 못하나=현대측은 정몽헌 그룹 회장 등 수뇌부가 사재출자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그룹차원에서 검토해본 결과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일가가 지난해 비상장주식과 부동산을 팔아 4,500억원 가량의 사재를 이미 주력계열사에 출자한 상황이어서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또 鄭명예회장과 정몽구(鄭夢九)·몽헌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 계열사 주식은 6,737억원에 불과해서 이를 출자할 경우에는 경영권 방어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다는 게 현대측의 입장이다.
증자시 소액주주의 실권주를 오너들이 인수하려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상선·현대건설·현대중공업 등의 지분을 내놓아야 하는데 부담이 너무 크다.
◇鄭씨일가 비상장 주식 얼마나 되나=현대생명·현대택배·현대정보기술·현대아산 등 17개 비상장 계열사 중 오너가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현대택배뿐이다.
정몽헌 회장이 가지고 있는 현대택배 지분 20% 정도는 장외거래시 200억원 정도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액수로는 현대투신 정상화에 거의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현대측 설명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입력시간 2000/05/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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