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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은행 개인형 퇴직연금 유치경쟁 점입가경

돈 안 들어와도 계좌 늘리기 급급<br>넉달새비중11%P 증가 불구 가입잔액 기준으론 되레 줄어<br>"향후 영업기반 확충 차원"


은행들이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늘리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IRP는 퇴직자나 구조조정을 당한 사람이 가입하는 퇴직형IRP(옛 개인퇴직계좌로 IRA)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말부터 근로자들이 매월 납입할 수 있는 적립형IRP가 새로 허용됐다. 하지만 정작 기존 IRA에서 IRP로 전환된 물량 외에 적립형 IRP로 들어오는 돈은 없다시피 하다. 은행들이 이런 상황에서 IRP계좌 확대에 몰두하는 것은 퇴직금을 IRP계좌를 통해 받도록 법제화됨에 따라 당장은 예치금이 한 푼 없는 계좌라도 향후 퇴직금이 들어오는 만큼 영업 기반 확충 차원에서 계좌의 활용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IRP계좌 늘리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IRP시장에서 가입 계좌 기준 은행의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71.8%에서 11월 말에는 83%까지 무려 11.2%포인트가 늘었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같은 기간 13.8%에서 8.1%, 손해보험사는 3.5%에서 0.3%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도 10.9%에서 8.6%로 2.3%포인트 감소했다.

보험사의 계좌 감소 폭이 큰 이유는 보험사의 경우 관련법상 퇴직금을 수령할 당시를 제외하고는 계좌 개설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IRP계좌 수로는 약진한 은행이지만 가입 잔액 기준으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가입 잔액 기준으로 은행 비중은 70.3%에서 69.8%로 오히려 0.5%포인트 줄었다. 생보사는 13.3%에서 13.2%, 손보사는 3.7%에서 3.4%로 은행과 마찬가지 추세였다. 증권사는 유일하게 12.7%에서 13.6%로 자금 잔액이 늘었다.



은행 별로 보면 지난해 7~12월 KB국민은행의 IRP잔액이 1,307억원 늘었고 신한ㆍ우리ㆍ기업ㆍ하나은행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조차 적립형IRP로 유치한 자금 비중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대부분 퇴직금과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유입된 돈이라는 뜻이다.

실속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만 하지만 은행들은 아직 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률이 40% 수준이라며 향후 계좌의 쓰임새에 주목하고 있다. IRP계좌를 통해 유입된 퇴직금 가운데 적지 않은 규모가 일시불로 수령될 수 있는 만큼 이 돈을 계좌를 튼 은행에 묶어 두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점차적으로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빠져 나가는 돈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일수록 자금 흐름과 조달 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IRP계좌가 여기에 부합한다"며 "일단 고객들이 계좌를 터 퇴직금을 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IRP 잔액이 늘어난 데서 보듯 단기적인 실적은 증권 쪽이 선전했지만 영업 측면에서 장기적인 기대 효과는 은행만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립형IRP의 자금 유치가 올해도 신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적립형IRP의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400만원인데 기존 연금 상품과 합산돼 적용되면서 가입에 따른 매력이 별로 없다는 데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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